지부티에 중국·미국 눈독 이유는..아프리카·중동 핵심요충지

2015. 11. 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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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아라비아반도 교두보..미국·프랑스도 기지 보유

아프리카·아라비아반도 교두보…미국·프랑스도 기지 보유

(베이징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고미혜 기자 = 중국이 첫 해외 군사기지 건설지로 택한 아프리카 지부티는 미국도 아프리카 유일의 군사기지를 두고 있는 곳이다.

올해 중국의 지부티 군사기지 건설계획이 흘러나온 이후부터 미국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경계해 왔다.

인구가 90만 명에도 채 못 미치고 인구 대부분이 빈민인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지부티에 미국과 중국 양강이 모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과 지부티는 현재 (군)지원시설 건설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시설은 앞으로 중국 군대가 국제평화유지, 아덴만과 소말리아 해역의 항해안전 수호, 인도주의 구조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 더욱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 대변인은 중국이 2008년 이래 21차례에 걸쳐 60여 척의 함정을 아덴만, 소말리아 해역에 보내 항해안전 수호 임무를 전개해왔는데 그 과정에서 부대들이 정비, 식량 및 연료보급 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군사기지 건설은 국제 평화유지 활동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우 대변인은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지부티가 접한 아덴만이 소말리아 해적이 출몰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설명은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지부티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중국이 그 이상의 목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부티의 '매력'은 당장 지도만 봐도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아프리카 대륙 동쪽 '아프리카의 뿔' 위쪽에 위치한 지부티는 홍해와 아덴만이 만나는 해협의 길목에 바로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이곳을 제압하면 아시아-중동-유럽을 잇는 핵심 해양 수송로를 통제하는 동시에 중동에서 아프리카로 넘어가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

아덴만을 바로 면한 예멘의 아덴에 비해 치안 상황도 안정적이다.

지부티를 통해 중국은 아라비아 반도와 인도양 북서쪽, 아프리카 동부와 북부에 대한 접근성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된다. 지중해 동부까지도 배로 며칠이면 닿는 거리다.

이러한 지정학적인 이점 때문에 미국도 이곳에 2003년부터 군사기지 캠프 르모니에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특수부대를 포함한 4천 명의 병력이 주둔하며 대테러 작전 등을 펼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이곳 기지 임대 계약을 갱신해 20년 연장했다.

프랑스도 옛 식민지였던 지부티에 군사 기지를 두고 있으며, 미국 역시 유엔의 해적소탕작전에 동참해 이곳에 정찰기와 수백 명의 인력을 파견한 상태다.

중국으로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방위적으로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과 독자적인 에너지 수송노선 확보 전략인 '진주 목걸이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지부티가 중동에서 인도양을 거쳐 중국으로 가는 원유를 보호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중국도 최근 지부티의 항구 개선과 철도 확장 사업 등에 막대한 돈을 투입하며 지부티에 러브콜을 보내왔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해왔던 미국으로서는 중국의 지부티 군사기지가 미국과 중국의 군사·해상 영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중국은 일단 지부티 군사기지의 활용 방식을 선박 보호와 인도적 지원 등으로 축소하고 있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중국이 해외 군사시설의 필요성에 대해 재고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선딩리(沈丁立) 중국 푸단대 교수는 NYT에 "미국은 지난 150년간 전 세계에 세력을 확장시켰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에 군대를 파견했다"며 "미국이 과거에 했던 것을 중국이 앞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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