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기자 조롱한 트럼프, NYT에 사과요구 '적반하장'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미국 대선의 공화당 경선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선천성 장애가 있는 기자를 조롱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자 오히려 기자의 소속 언론사에 사과를 요구하는 '적반하장'식 행동을 했다.
26일(현지시간) ABC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트위터에 장문의 글을 올려 최근 발생한 '기자 장애 조롱'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는 "나는 세르지라는 기자가 누구인지, 그가 어떻게 생겼고 지적 수준이 어떤지를 알지 못한다"며 글을 시작했다.
트럼프가 지칭한 기자는 뉴욕타임스(NYT)의 기자인 세르지 코발레스키로 팔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선천성 관절만곡증을 앓고 있다.
'미국 내 아랍인들이 2001년 9·11 테러 때 환호했다'는 발언으로 최근 논란에 휩싸인 트럼프는 지난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유세에서 양팔을 부자연스럽게 휘젓는 등 코발레스키의 장애를 조롱하는 듯한 제스처를 해 구설에 올랐다.
이는 9·11 테러가 발생했을 때 워싱턴포스트(WP) 기자로 일하던 코발레스키가 당시 미국 내 아랍인 일부가 테러에 환호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쓴 적이 있다는 점을 공격한 것이다.
트럼프는 트위터 글에서 "오래전 쓴 글에서 벗어나려는 당황한 기자의 모습을 단지 흉내 내려 했을 뿐"이라며 코발레스키의 장애를 따라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코발레스키가 속한 NYT에 사과를 요구하면서 "NYT는 나에 대한 부정직하고 매우 나쁜 기사를 쓸 것이 아니라 생존 전략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발레스키에 대해서도 사람들의 관심과 흥분을 이끌어내려고 장애를 이용하지 말고 기자 본연의 업무로 돌아가라고 트럼프는 주장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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