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대통령 "시리아 정부가 IS 석유 사주고 있다" 비난
"터키가 IS 재정 지원한다"는 러시아 주장에 반박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시리아 정부가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의 석유를 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터키 대통령궁 연설에서 터키가 IS를 재정적으로 지원해준다는 러시아의 주장에 "터키가 '다에시(Daesh·IS를 비하하는 아랍어)' 격퇴에 힘쓰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터키가 IS의 석유를 한 방울도 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24일 시리아와의 국경 지역에서 터키 영공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터키 공군이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시킨 뒤 양국 관계는 급격히 나빠졌다.
러시아는 자국 전투기를 격추한 데 대해 터키에 사과를 요구했지만 터키 외무장관은 "우리가 옳았던 상황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다"며 거부했다. 터키 외무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전화해 "유감이다"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 전투기가 격추되자 "테러 공범자(터키)가 (러시아의)등 뒤에 칼을 꽂았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 터키가 다에시의 석유를 샀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러시아)은 그것을 증명할 의무가 있다. 증명하지 못한다면 모략중상가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IS를 재정 지원하고 있다"며 "IS의 석유를 산다는 말은 당신(러시아) 편인 아사드 대통령에게 가서 하라"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시리아의 몇 안되는 동맹국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가 다에시 반대편에 서있다는 것은 (IS 격퇴)초반부터 매우 분명했다" "아무도 여기에 의문을 제기할 수 없다. 아무도 터키가 다에시와 싸우고 있다는 점에 대해 논쟁할 권리가 없고, 우리에게 죄를 뒤집어씌울 수 없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터키와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서도 반대편에 서 있다. 터키는 시리아 온건 반군을 지원하며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반면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가 지난 9월30일 IS 격퇴를 명분으로 시리아 내 공습을 시작하자 터키는 러시아가 시리아 온건 반군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다에시를 공격하겠다고 군대를 투입한 사람(러시아)이 오히려 시리아 온건 반군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며 "당신(러시아)은 다에시랑 싸우는 게 아니다. 당신은 시리아 정권과 손잡고 우리의 투르크멘족을 죽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jhkang@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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