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초 만에 영화 한편 다운로드".. 내년에 4배 빠른 LTE 시작된다

성호철 기자 2015. 11. 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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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속도 올리기 경쟁
이동통신 3사는 올해 LTE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각종 첨단 기술을 개발했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SK텔레콤·LG유플러스·KT 직원들이 통신망(網) 장비를 시험하거나 교체하는 모습. / SK텔레콤·LG유플러스·KT 제공

우리나라에서 서비스 중인 LTE(4세대 이동통신)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최고 속도는 1초당 300메가비트(300Mbps)다. 영화 한 편을 26초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내년엔 LTE 속도 경쟁이 뜨겁게 불붙을 전망이다. 이동통신 3사가 전송속도를 높이는 첨단 기술을 잇달아 개발했고, 정부도 속도 경쟁의 핵심 자산인 무선주파수를 추가로 배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내년 말에는 'LTE 속도 1기가비트(Gb)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지금보다 속도가 약 4배 빨라져 8초면 영화 한 편을 내려받을 수 있다.

◇LTE 속도 경쟁…내년엔 4배 빨라진다

이동통신의 속도를 높이는 핵심 기술은 대략 3가지로 요약된다. 주파수 묶음, 안테나 성능, 데이터 묶음 기술이 그것이다.

① 주파수를 추가 확보해 50% 속도 향상

스마트폰의 속도는 데이터가 다니는 도로인 주파수의 넓이와 활용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도로를 확장하면 차량 속도가 빨라지는 것처럼 주파수도 폭이 넓을수록 데이터를 빨리 주고받을 수 있다. 현재 이통 3사는 LTE용으로 폭 80메가헤르츠(㎒)의 주파수를 쓰고 있다. 하지만 이 주파수가 쭉 연결돼 있는 것이 아니라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것이 문제다. 8차로를 한꺼번에 쓰지 못하고 1차로, 3차로, 6차로 식으로 따로 떨어져 있는 셈이다.

이런 분산된 주파수를 단일한 주파수인 것처럼 쓸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 바로 '멀티밴드 주파수 묶음(Carrier Aggregation·CA)'이다. 현재 주파수 3개를 하나로 묶는 3밴드 CA 기술이 쓰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내년 상반기에 폭 40㎒짜리 주파수 3개를 이동통신용으로 배정할 계획이다. 이통 3사가 하나씩 가져가서 4밴드 CA로 묶으면 속도는 450Mbps까지 빨라진다. SK텔레콤은 최대 주파수 10개를 하나로 연결하는 '10밴드 CA'를 시연한 바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멀티밴드 CA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추가로 주파수를 받아서 서두르면 6개월 만에 통신망(網)에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② 속도 2배 빨라지는 차세대 안테나 기술

기지국과 스마트폰이 데이터를 주고받는 안테나 기술도 중요하다. 여러 개의 안테나를 동시에 쓰는 다중 입출력 기술인 MIMO(Multi Input Multi Output)가 대표적이다.

현재 기지국·스마트폰은 각각 안테나 2개를 써서, 두 개의 통로로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하나의 주파수 대역을 2배로 늘려 쓰는 효과를 보는 것이다. 이통 3사는 최근 기지국과 스마트폰에 각각 4개의 안테나를 사용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KT는 이미 일부 기지국에 안테나 4개를 구축한 상태다.

하지만 곧바로 속도가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이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있어야 소비자들이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삼성전자·LG전자·화웨이 등이 차세대 MIMO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 주파수를 확보하고 이 기술을 적용하면 속도는 900Mbps가 가능해진다.

③ 데이터 묶음 기술은 30% 더 빠르게

데이터를 한꺼번에 묶어서 보내는 전송 기술에서도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책을 한 권씩 들고 옮기는 것보다 한꺼번에 여러 권씩 옮기면 속도가 빨라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기지국과 스마트폰 간에 오가는 데이터의 묶음은 '쾀(QAM·Quadrature Amplitude Modulation)'이라는 직교 진폭 변조 기술을 쓴다. 현재는 한 번에 6비트(bit)씩 묶어서 보내는 64쾀을 쓰는데 차세대 기술은 8비트씩 전송하는 256쾀이 개발됐다. 이 기술을 쓰면 속도가 30% 정도 빨라진다.

이 기술도 마찬가지로 통신망과 더불어 새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이 필요하다. 통신칩 제조사인 퀄컴은 신제품을 스마트폰 제조사에 선보인 상태여서 내년 상반기에는 새 스마트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선 2개의 기술과 함께 차세대 쾀 기술까지 모두 적용하면 최고 속도는 1.27Gbps(1초에 1.27기가비트 전송)까지 올라간다.

◇2020년엔 10기가 속도를 맛본다

LTE 경쟁은 2020년이면 전혀 다른 국면을 맞는다. 이통 3사는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5G는 LTE보다 속도가 1000배 빠른 기술로, 예상 속도가 초당 20Gbps다. 5G는 LTE의 최첨단 기술을 모두 흡수한다. 예컨대 안테나는 기지국에 64~128개를 쓰는 식으로 진화한다. 주파수 대역은 500㎒~1㎓ 정도라는 엄청난 넓이를 쓴다.

현재 5G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KT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기술을 시연할 계획이다. KT의 임승중 엑세스망 전략팀장은 "평창올림픽 때 첨단 기술을 모두 적용해 20Gbps의 속도로 시범 서비스할 계획"이라며 "5G 상용화 원년인 2020년엔 고객이 적어도 10Gbps의 속도를 즐기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초당 10Gbps는 영화 한 편을 0.8초면 내려받는 초고속이다. 앞으론 이동통신망 속도를 설명할 때 영화 파일이 아니라 다른 사례가 필요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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