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가 남긴 정치의 그늘..패거리 '정치의 아들들'

김태은 기자 2015. 11. 27.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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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미래를 찾는 긴 여정-리버럴리스트의 매니페스토](11)여러가지 개혁과제-배경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the300][미래를 찾는 긴 여정-리버럴리스트의 매니페스토](11)여러가지 개혁과제-배경]

22일 오전 0시 22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병으로 서거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84년 민주화추진협의회를 구성한 후 현판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5.11.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그의 정치 인생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주로 민주화와 개혁에 대한 업적이 재조명되고 있지만 '삼김(三金)정치'로 상징되는 계파 정치, 이른바 '보스 정치'는 시대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분명 비판받을 부분이 있다.

이회창 전 신한국당 총재가 짧은 정치권 경력에도 단숨에 국민적 지지를 얻고 1997년과 2002년 두 번의 대선에서 당선 턱밑까지 득표할 수 있었던 데는 'YS'와 'DJ'로 대표되는 계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한몫했다. 이회창 전 총재와 함께 정치권에 입문한 진영 새누리당 의원 역시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병폐 중 하나를 계파정치로 보고 이를 경계해 왔다.

진영 의원이 본 계파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특정 인물에 대한 추종으로 모일 뿐 이념과 정책을 중심으로 하는 '화합과 발전'의 정치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 전 대통령 역시 이 같은 계파 정치의 한계를 보여주고 그 후유증을 남긴 '과'가 분명하다.

김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상도동계'를 보자. 김 전 대통령은 다른 어떤 정치인보다 다양한 인재들을 품었던 것은 사실이다.

'YS의 정치적 아들'을 자임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물론 서청원·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 김영춘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여야를 망라한 중진들이 정치권의 허리로 자리잡고 있다.

심지어 '삼김정치' 청산을 외친 이회창 전 총재 역시 김 전 대통령이 정계로 끌어들인 정치인이다. 또한 정당은 다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등 두 전직 대통령 역시 김 전 대통령 문하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자 '상도동계'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노선이나 신념, 철학과 상관없이 어지럽게 흩어졌다. '상도동계'의 이념적·정치적 지향을 보여주지 못하고 김 전 대통령의 퇴임과 함께 그 정치적 의미가 사그라들었다.

2007년 대선 경선을 기점으로 '상도동계' 출신 정치인들은 친이(친 이명박)계와 친박(친 박근혜)계로 나위어 전혀 다른 길로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상도동계'의 보스인 김 전 대통령이 일관되게 견지해온 민주화에 대한 신념과 가치가 다수의 '상도동계' 출신 정치인들에겐 어렵지 않게 간과됐다.

김무성·서청원 등은 친박계 핵심으로 변신해 박근혜정부 탄생에 일조하며 현재 집권여당에서 중책을 맡고 있다. 반면 지난 대선에서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를 비롯해 김덕룡, 최기선, 문정수, 심완구 등은 "민주화를 위해 독재정권에 맞선 우리의 정치 인생을 부정할 수 없다"며 독재자의 딸 박근혜 대통령 대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지지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후 그의 빈소에서는 '정치적 아들' 논란이 일었다. 박근혜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동조하거나 앞장서며 김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이뤄낸 '역사 바로세우기' 성과를 무너뜨리려 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를 자임하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분노에 찬 비난이 제기됐다.

거꾸로 말하자면 김 전 대통령이란 보스를 중심으로 한 계파 정치가 과연 패거리 정치 그 이상의 정치적 가치를 만들어 냈었느냐는 물음표를 남기게 된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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