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 헤켄이 남긴 '3억5000만원과 다년계약 고민'

2015. 11. 27.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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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부 밴 헤켄. 스포츠동아DB
넥센에 두둑한 트레이드 머니 선물
‘외국인선수 다년계약’ 숙제 남겨
떠나는 앤디 밴 헤켄(36·세이부·사진)은 무엇을 남겼나.

4년간 넥센의 에이스로 군림한 밴 헤켄이 일본프로야구 세이부로 이적했다. 넥센은 4년간 활약한 팀의 주축 투수를 잃었지만, 30만달러(약 3억5000만원)를 ‘트레이드 머니’로 챙겼다. 몇몇 야구인은 “결초보은(은혜를 잊지 않고 갚다)”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이유가 있다. 외국인선수가 원 소속팀에 이적료를 남긴 KBO리그 첫 번째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밴 헤켄은 넥센에 고별선물을 남겼지만, KBO리그 전체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안겼다. KBO는 매년 통일계약서를 받는다. 이는 외국인선수에게도 마찬가지. 1년 단위로 계약서를 경신하면서 사실상 다년계약이 불가능한 구조다. 그러나 구단들은 통일계약서를 준수하면서도 외국인선수들과 구두 또는 다른 방식으로 다년계약을 맺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선수들이 1년 계약을 꺼리기 때문에 2년 또는 1+1년 형태가 많다.

검증된 외국인선수들은 더욱 그렇다. 올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인 에릭 테임즈는 NC와 1+1년으로 300만달러(약 35억원) 계약을 했다. 밴 헤켄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20승을 기록하며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뒤 2년 계약에 합의했다. 총액 200만달러(약 23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세이부가 200만달러 이상의 연봉과 다년계약을 제안하면서 밴 헤켄을 흔들었다. 넥센은 30만달러를 받고 선수 양도권을 넘겼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선수 다년계약이 문제로 떠올랐다.

그렇다고 다년계약이 능사는 아니다. 단점도 명확하다. 외국인선수들의 먹튀(먹고 튀는)와 태만 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에이전트들의 농간에 외국인선수 시장이 휘둘릴 수도 있다. 구단들이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다년계약이 쉽지 않다.

KBO도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인선수 다년계약 허용에 대해 KBO는 소극적이다. KBO 정금조 운영육성부장은 26일 “당장 룰을 바뀔 계획은 없다. 구단들이 융통성을 가지고 제도의 취지를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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