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남일, "은퇴?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

김성진 2015. 11. 27.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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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6년 만에 J리그 무대에 선 김남일(37). 지난해 말 전북 현대를 떠나 교토 상가 FC 유니폼을 입은 그는 굴곡이 심한 1년을 보냈다.

김남일은 2008~2009년 빗셀 고베에서 뛸 당시 인연을 맺었던 와다 마사히로 감독의 러브콜에 응답해 교토행을 결정했다. 교토가 J2리그에 있지만 자신의 발로 승격을 이끌겠다는 목표 의식도 있었다.

김남일은 매 경기 선발로 나서며 미드필드를 이끌었다. 그러나 교토는 하위권에 머문 채 반등하지 못했다. 그 결과 7월에는 와다 감독이 해임되고 이시마루 키요타카 수석코치가 후임 감독으로 선임됐다.

김남일은 이시마루 감독 취임 후 자리를 잃었다. 엔트리에 빠지는 것은 기본이고, 가끔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려도 출전 기회는 없었다. 이대로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끝날 것처럼 3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 기간 동안 김남일은 인내했고 시즌 종반 위기의 순간 이시마루 감독은 다시 김남일을 불렀다. 김남일은 기대에 부응해 자신의 역할을 했다. 지난 14일에는 토치기 SC전에서 1-0 승리의 결승골도 넣었다. 시즌 중간 위기의 시간을 보냈지만 만족스러운 마무리로 시즌을 마감했다.

김남일은 교토와 1년 계약을 맺었다. 12월이 지나면 교토와의 계약은 만료된다. 자신의 미래에 고민을 해야 하는 시기다. 그는 다양한 상황을 그리면서 조용히 때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 차두리(서울), 이천수(인천) 등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같이 뛰었던 후배들이 은퇴를 하면서 김남일의 은퇴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김남일은 교토와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다른 팀으로 옮겨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것이 그가 우선시했다. 은퇴는 마지막 결정의 순간으로 여겼다.

현재 교토에 머물고 있는 김남일은 지난 24일 ‘스포탈코리아’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은퇴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지금은 기다리는 것밖에 없다”고 밝혔다.

- 지난 23일 미토 홀리호크전을 끝으로 올 시즌 일정이 끝났습니다. 굴곡 심한 1년 같았는데 어떤 생각이 드나요? 매년 그래요. 요 근래 몇 년간 계속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고 있어요. 순탄하지 않지만 잘 이겨내고 있는 것 같아요.

- 7월에 와다 마사히로 감독이 경질된 것이 굴곡의 원인으로 보입니다. 와다 감독이 결징된 뒤 3개월 가량 엔트리에서 제외됐는데요. 수석코치를 하다 후임 감독이 된 이시마루 키요타카 감독이 젊은 선수들을 선호해서 팀 내 나이든 선수들을 제외했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분이) 수석코치에서 감독이 되셨는데 지도자 생활을 10년 정도 한 것 같아요. 유스팀부터 했는데 프로팀 감독은 몇 년 못 한 것 같아요. 나이 든 선수들과 생활한 게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랐다고 하더군요.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으니 젊은 선수들 갖고 나름대로 뭔가 해보려고 하셨을 거에요. 결론적으로는 그게 잘 안 돼서 다시 베테랑 선수들을 썼고, 생각도 많이 바뀌신 것 같아요. 처음에는 의견 차이도 있고 거리도 느껴졌지만, 지금은 소통도 하고 괜찮아요. 감독님이 바뀌면서 힘든 상황이 됐지만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감독이 바뀌면 선수 구성도 바뀌거든요. 제가 그걸 받아들여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저만 힘들어지죠. 분명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고 마지막은 좋게 마무리한 것 같습니다.

- 감독이 바뀌면서 2군으로 내려갔습니다. 2군에서 3개월 가량 훈련만 했었는데 쉽지 않은 시간이었을 것 같습니다. 생각의 차이죠. 예전에 이런 문제 종종 있었다고 해요. 2군 경기를 뛰는 것을 어떤 선수는 거부했다고 들었는데 전 그리 신경 쓰지 않았어요. 제가 여기서 끝날 수 있어도 다음에 한국 선수가 올 수 있고, 제가 이미지를 잘 남겨 두면 다음에 오는 한국 선수의 인상도 좋아지니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대로 다 했죠.

- 6월에 부상도 당하지 않았나요? 와다 감독님 있을 때였는데 오이타 트리니타 원정경기였어요. 그 때 발목을 다쳐서 3주 정도 쉬었는데 무리를 했죠. 그때 감독님이 경질된다는 말이 있어서 몇 경기를 무리해서 뛰었거든요. 그 상황에서 감독이 바뀌었죠. (그 뒤 3개월간 못 뛰었지만) 그게 잘 됐어요. 너무 더웠어요. 태어나서 덥다고 생각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거든요. 서있기만 해도 덥고 41도까지 오르는데 사우나인 줄 알았어요. 그 때 3개월 쉬면서 잘 됐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오히려 좋게 끝난 것 같아요. 안 그랬으면 마지막이 좋지 않았을 거에요.

- 1년 만에 골도 넣었습니다. 지난 14일 토치기 SC 원정경기서 1-0으로 승리할 때 결승골을 넣었는데요? 예상하지도 못했는데 볼이 제 발에 와서 맞았죠. (웃음) 어려운 상황에서 역할을 잘 못했는데 끝이 좋았습니다. 근데 가족들은 반응이 덤덤하더라고요. 원정경기여서 그랬는지. (웃음)

☞ 김남일 토치기전 골 영상 보기

- 올 시즌 교토는 승격을 위해 김남일, 황진성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일본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오구로 마사시도 데려왔고요. 하지만 성적은 22개 팀 중 17위로 간신히 3부리그 강등을 모면했습니다. 성적이 안 나온 원인을 꼽아본다면?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어요. 기대했던 선수들이 기대 이하로 안 좋았고, 내부적으로도 일이 좀 있었죠. 이상하게 팀이 전체적으로 꼬이는 일도 많았고요. 팀에 있는 골키퍼 3명이 전부 다친 것에서 시작한 것 같아요. 골키퍼가 모두 다쳐서 다른 골키퍼를 부랴부랴 데려왔고, 중추적으로 해야 할 선수들도 부족했고요.

- 전체적으로 볼 때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마무리가 좋아서 만족스럽지 않나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굉장히 아쉬운 점이 많고 부족한 점도 많아요. 제가 너무 J2리그를 낮게 보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했었어요. 막상 부딪혀보니까 J1리그와 차이가 많이는 나지 않는다고 봐요. 생각을 잘못한 것 같고. 항상 아쉽죠. 끝이 나쁘지 않았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도 있고.

- 어떤 점이 가장 아쉬웠나요? 작년에 전북에 있을 때도 그랬지만, 몸이 올라오는 시기가 있는데 부상을 당해요.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랬고요. 오이타 원정경기가 상승세였는데 경기 시작 15분만에 발목을 다친 거죠. 그 때 몸이 올라오려다 부상을 당해서 원점으로 돌아왔죠. 나이가 있으니 회복도 더뎠고, 올 시즌의 분기점이 된 경기라고 볼 수 있죠.

- 교토와 계약이 올해 1년으로 압니다. 교토와는 올해만 계약되어 있죠.

- 교토와 재계약을 하실 건가요? 아직은 보고 있습니다. 감독님이 (거취 문제가) 결정돼야 선수 구성을 한다고 해서 기다려야 합니다. 일단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우선은 일본 내 다른 팀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물론 은퇴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죠. 지금은 기다리는 것밖에 없네요. 너무 지체가 되면 어느 순간 결정을 해야죠.

- 그 부분 때문에 귀국도 늦어지겠습니다. (아들) 서우 방학 때문에라도 12월 중순까지는 여기 있어야 해요. 서우가 외국인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크게 어려운 점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나마 위안이 됐습니다. 아이가 적응 못하고 힘들어했으면 더 힘들었을 겁니다. 지금은 방학 전까지 기다려보고 있습니다.

- 전북에서 다시 제안이 온 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최보경이 군입대를 해서 수비형 미드필더 부재가 예상되는데요? 제가 왜 전북을 나가려고 생각한 것이 작년 AFC 챔피언스리그 광저우 에버그란데 원정경기(2014년 3월 18일)였어요. 그 때 1-3으로 졌는데 그 경기가 끝난 뒤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자신에게 무기력한 느낌을 받았죠. 전북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려면 다른 포지션도 중요하지만 제가 여기 있으면 우승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 처음 그런 생각을 가졌고, 내가 아닌 나보다 강한 선수가 오면 우승 가능성이 더 커지리라 생각했습니다. 제 착각일 수도 있지만 제가 최강희 감독님께 먼저 나간다고 얘기 드렸죠. 그런데 이 시점에서 제가 다시 들어가는 건 못하죠. 이제는 멀리서나마 응원을 하는 거고.

- 최강희 감독님이 구애를 보낸다면 생각을 바꿀 수 있나요? 최강희 감독님께서 그렇게 하실 일은 없을 겁니다. (웃음)

사진출처=교토 상가 FC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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