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檢 "패터슨, 18년 전 진술 살펴보면 '목격자' 아니야"

정진용 2015. 11. 2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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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캡쳐

[쿠키뉴스=정진용 기자] 26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고 아더 존 패터슨(36)에 대한 4번째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도검전문가가 칼로 다른 사람의 목을 위에서 아래로 찌르는 데에 키가 작아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과거 패터슨의 진술에 비춰봤을 때 단순 목격자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 심리로 이날 열린 패터슨에 대한 오전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도검전문가 한승욱(60)씨는 “이번 사건에서는 무기가 사용됐기 때문에 범인의 키, 몸무게 등은 하등 관계가 없다”고 진술했다.

검찰 측이 “이 칼로 타인의 목을 위에서 아래로 사선으로 찌를 때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커야 하느냐”고 묻자 한씨는 “물론 키가 큰 사람이면 편할 수는 있겠지만 키가 작거나 같다고 해서 불편할 이유는 없다. 손만 올리면 충분히 찌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8년 전 수사 당시 키(패터슨 172㎝, 피해자 조중필씨 176㎝) 차이를 이유로 패터슨이 살인 혐의에서 배제된 것을 반박하는 셈이다.

오후 공판에서는 패터슨이 경찰에 검거된 직후 진술한 조서를 검증하는 절차가 진행됐다.

검찰은 1997년 4월7일과 8일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작성한 조서를 기반으로 패터슨이 처음에는 조중필씨의 살해에 관여한 바도 없고 아는 바도 없다고 주장하다가 말을 바꿨으며, 당시 에드워드 건 리와 전화연락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검지와 시지로 칼을 잡고 6~9회 찔렀다”며 칼을 쥔 방법, 횟수를 정확히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피고가 미군 범죄수사대 CID에는 범행을 일부 시인했으나 갑자기 말을 바꿔 부인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경찰의 질문에 패터슨이 “처음에는 사실대로 말했으나 아버지가 앞으로 변호인 없이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해 여기에 따르고 있다”고 답한 진술에서 ‘사실대로’라는 부분에 집중했다.

또한 검찰은 피고는 줄곧 리가 범인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목격 지점에 대한 진술이 전혀 없으며, 리의 범행 당시 자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며 이는 목격 지점을 정확하게 진술하고 있는 리와 대비되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패터슨 측 오병주 변호사는 “CID에서 자신이 죽였다는 것을 시인한 이유는 당시 CID가 편견을 갖고 일방적으로 유도심문을 했기 때문”이라며 “범죄심리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오히려 살해를 저지른 당사자는 칼을 어떻게 찔렀는지, 몇 번 찔렀는지 정확히 기억을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오 변호사는 “패터슨이 자신의 목격 지점이나 범행 당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진술하지 않은 이유는 경찰 등 수사기관이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세면대에 물이 흐른 흔적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화장실에 손을 씻으러 갔다는 리의 진술은 모두 다 만들어진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 변호사는 “법원 화장실에서 리의 아버지가 ‘죽인다’는 협박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내달 3일 오후 2시에 피고인 심문이 열린 뒤 4일 오후 2시30분에 현장검증이 이뤄질 예정이다.

리 측이 법원에 비공개 요청을 함에 따라 재판부는 리의 아버지 이모씨와 피해자 조씨의 어머니 이복수(73)씨, 누나 등 소수만 참여한 가운데 대역을 쓰는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검찰 내부 방송에서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하기로 결정했다.

조중필씨의 어머니 이복수 여사는 이날도 법정에 나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jjy4791@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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