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팔달산 토막살인' 박춘풍, 사이코패스 아냐"

강진아 2015. 11. 2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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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법원이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의 박춘풍(56·중국동포)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PCL-R, Psychopathy Checklist-Revised)를 실시한 결과, 기준점수보다 낮아 고위험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상준) 심리로 26일 열린 박씨에 대한 항소심 3차 공판에서 한림대 조은경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감정인으로 나와 검사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조 교수는 "박씨는 고위험 사이코패스 기준보다 낮은 점수가 나왔다"며 "위험 수준은 중간 정도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고위험 사이코패스에 대한 기준은 한국과 유럽이 25점, 북미 30점 이상일 경우다.

이어 "박씨는 대인관계가 다소 피상적이고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나 자신에 대한 책임감, 통찰력은 부족해보인다"며 "사회관습이나 규범을 인식하고 있지만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다소 충동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기준 점수의 절반에 못미치며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며 "하지만 경제적 상황 및 교육 배경, 정신 질환, 과거 생활기록 등에 의해 재범 가능성은 달라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고 말했다.

또 "박씨는 성인기까지 중국에서 자라 다른 문화권에서 성장했다"며 "중국에서의 기록이나 자료를 전혀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평가가 이뤄진 점은 한계로, 향후 유의미한 정보 등이 확인될 경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수의를 입고 모습을 드러낸 박씨는 이날 법정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박씨가 있는 자리에서 PCL-R 검사 결과를 말하는 것은 무리라며 박씨와 기자 등을 퇴정시킨 채 구체적인 내용을 들었다.

PCL-R 검사는 대인관계·정서성과 사회적 일탈의 두가지 요인으로 나눠져 대인관계, 정서성, 생활양식, 반사회성을 평가한다. '과도한 자존감', '병적인 거짓말', '후회 혹은 죄책감 결여, '공감능력 결여' 등 총 20개 문항을 기록과 대면 인터뷰 등을 통해 본인이 아닌 전문가가 0~2점으로 채점한다.

앞서 박씨는 지난 16일 이화여대 뇌인지과학연구소에서 뇌 영상 촬영 등을 통한 감정을 실시했다. 박씨가 어렸을 때 사고로 눈을 다친 것이 뇌 등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와 당시 심리 상태 등을 살펴보기 위함이다. 재판부는 추후 결과 분석을 통해 양형 반영 여부 등을 고려할 예정이다. 이날 법정에서 재판부는 박씨에게 "뇌 감정을 받는데 어려움이 없었냐"고 질문했고 박씨는 조용히 "네"라고 답했다.

박씨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수원시에 소재한 자택에서 동거녀 A씨를 목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수원 팔달산 등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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