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안 갔는데.. 버스 파손했다는 경찰
[오마이뉴스 장재완 기자]
▲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린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 경찰과 대치하던 집회참가자들이 경찰 차벽을 끌어 내기 위해 밧줄로 끌어 당기고 있다. |
ⓒ 이희훈 |
정의당대전시당 홍보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홍진원씨는 지난 25일 대전지방경찰청으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이에 따르면, 홍씨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혐의를 받고 있으니 오는 30일 오후 1시에 대전경찰청 수사1팀으로 출석해야 한다.
▲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 참석하지도 않은 홍진원 씨에게 날아 온 '출석요구서'. |
ⓒ 홍진원 |
이 같은 출석요구서를 받은 홍씨는 정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당일 홍씨는 자신의 어머니 생신이어서 서울에 가지 않고 대전에 있었으며,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다. 경찰이 자신에게 집시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그것도 밧줄을 이용해 경찰버스를 훼손한 피의자로 지목한 것에 대해 홍씨는 "황당함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는 반응이다.
홍씨는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우선 경찰에 '진술서'를 보내기로 했다. '대전경찰청에 보내는 글'을 통해 당일 현장에 없었던 것을 밝힌 뒤, 터무니없는 출석요구서를 보내게 된 '증거공개'와 '출석요구거부', '수사가 필요하면 직접 직장으로 찾아올 것'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홍씨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말 황당했다, 아내가 집에서 우편을 통해 먼저 출석요구서를 받았는데 정말 많이 놀랐다"며 "우리나라 경찰이 이 정도 수준인지가 더 놀라운 일이다, 어떻게 이렇게 마구잡이식으로 수사를 할 수 있는가, 아마 청와대의 지시에 따른 건수 채우기를 위해 이러는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홍씨의 의심대로 경찰이 정확한 증거도 없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정황들이 포착되고 있다. 한 단체 활동가에 따르면, 경찰이 낚시하듯이 전화를 걸어와 "14일 집회에 가셨었죠?"라고 물었다는 것. 그래서 "증거를 대라"고 항의하자 "일단 출석요구서를 보내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찰의 행태에 대해 김율현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사무처장은 "경찰의 수사태도는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마치 그물로 고기를 잡듯이 마구잡이 수사를 진행하는 꼴"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민들에게 주어진 정당한 집회와 시위의 권리를 이렇게 무자비하게 짓밟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탄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에 있어서 뭐라 말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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