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리 잠잠해?' FA에 2차 드래프트 폭탄 주의보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15. 11. 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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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드래프트가 FA 시장에 큰 변수로 작용할 듯 보인다. 앞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한 롯데 김성배, NC 이재학, 삼성 박근홍.

이번 겨울 FA(자유계약선수)가 된 한 선수는 우선협상기간이 시작되기 전 원소속구단으로부터 연락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곧 접었다. “실무자가 마무리훈련지에 갔다”는 소식을 전해들었기 때문이다. 2차 드래프트 보호 선수 40인 명단 때문에 감독과 상의하기 위해 주요 프런트들이 마무리 훈련지로 출국했다는 이야기였다.

역시 FA인 다른 선수는 최근 원소속구단과 만나 첫 협상을 가진 뒤 일어서는 자리에서 구단 측으로부터 “2차 드래프트 이후 다시 만나자”는 말을 들었다. 2차 드래프트는 27일에 있다. 우선협상기간은 다음날인 28일에 끝난다. FA 협상이 첫 만남에서 결론을 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구단은 제안을 한 뒤 고민할 시간을 길게 가져보자는 뜻이었을 수 있지만 이 선수는 “하루 남기고 다시 만나자는 얘기인데 나와 계약보다는 2차 드래프트가 우선이라는 뜻인가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27일 오후부터 28일 밤 자정까지, 하루 반 사이에 프로야구 대이동의 알람이 울린다. FA시장에 매물이 쏟아져나올 듯 보인다.

FA 우선협상기간이 22일 문을 열었지만 26일까지 계약 소식은 한 건도 없다. 이제 당사자들이 타 구단과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 원소속구단과만 협상하는 기간은 28일까지 이틀 남았다. 그 사이 고민이 끝난다면 계약하기 충분한 시간이지만, 충분히 이해를 주고받지 못했다면 사인하기까지는 너무 짧은 시간이기도 하다.

협상 시작 5일이 지났다면 보통 이곳저곳 협상 소식으로 따끈하게 데워질 FA 시장이 이토록 잠잠하게 출발하는 것은 올시즌 어쩔 수 없이 일정이 붙어버린 2차 드래프트가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차 드래프트는 타 구단이 고민해서 정한 핵심 전력 40인에서 제외된 선수 가운데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를 지명, 최대 3명까지 영입하는 제도다. 팀 별로 트레이드와 신인·FA·외국인선수 영입 등을 통해서도 보강하지 못한 전력 공백을 채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런데 이 일정이 FA 협상 일정과 딱 붙어버렸다. 원래 한국시리즈 종료 5일 뒤면 시작돼야 할 FA 일정이 전에 없던 프리미어12로 인해 전체적으로 늦춰졌기 때문이다. 이에 2차 드래프트 일정이 FA 우선협상기간 막바지인 27일로 잡혔다. 우선협상기간을 넘길 경우 보상선수 지명과 관련, 40인 보호선수 구성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FA는 자동으로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FA 신청자가 공시된 이튿날인 22일 각 구단이 40인 명단을 제출했고, 검토시간을 거쳐 27일에 지명을 하게 됐다.

각 구단에 2차 드래프트는 아주 매력적인 시장이다. FA를 영입할 경우 해당 선수 전년도 연봉의 300% 또는 200%와 보상선수를 내줘야 해 금전적·전력적으로 감수해야 할 반대 급부가 크지만, 2차 드래프트는 1라운드 3억원, 2라운드 2억원, 3라운드 1억원씩을 건네면 돼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원소속구단과 협상이 원활하지 않아 타구단과 협상을 노리고 있는 FA가 있다면 2차 드래프트로 인해 선택지 한 곳을 놓칠 수도 있다.

팀마다 FA시장에서 최우선 과제는 ‘내부FA’를 잔류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협상이 쉽지 않다면 구단으로서는 그보다 먼저 끝나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FA가 빠져나가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할 수도 있다. 구단이 협상테이블에서 한층 여유로워질 수 있다.

2차 드래프트에는 간혹 팀 상황에 따라 충분히 주전으로 뛸 수 있는 베테랑 선수가 나오기도 한다. 이에 여러 구단이 ‘내부 FA 결판’을 최대한 마지막으로 미루고 2차 드래프트에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이는 잠잠한 FA시장의 출발로 이어지고 있다. 2차 드래프트 때문에 ‘대박’이 아닌 ‘폭탄’을 맞는 FA가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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