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 조승우, 만약 그때 그가 이 영화를 고사했더라면.. [인터뷰]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입력 2015. 11. 2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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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호 감독의 영화 ‘내부자들’에서 검사 우장훈을 연기하는 배우 조승우가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쇼박스
우민호 감독의 영화 ‘내부자들’에서 검사 우장훈을 연기하는 배우 조승우가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쇼박스
우민호 감독의 영화 ‘내부자들’에서 검사 우장훈을 연기하는 배우 조승우가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쇼박스
우민호 감독의 영화 ‘내부자들’에서 검사 우장훈을 연기하는 배우 조승우가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쇼박스
우민호 감독의 영화 ‘내부자들’에서 검사 우장훈을 연기하는 배우 조승우가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쇼박스

배우 조승우는 영화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의 삼고초려를 받았다. 조승우는 극중 우장훈 검사 역을 제안 받고 여러 번을 고민했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웹툰 속 그리고 시나리오 속에 존재하는 세상이 너무 추악해 이를 안 보고 싶었던 마음 때문이었고, 두 번째는 벌써부터 동경의 대상인 배우 이병헌과 작품을 하면 다시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조승우 혼자 한 걱정은 기우가 되가는 듯하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는 빠른 시기 인 6일 만에 200만을 넘었고 박스오피스 1위로 순항 중이다. <이끼> <미생> 등을 그린 윤태호 작가가 미처 완성하지 못한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에서 조승우는 윤태호 작가가 미처 넣지 못한 캐릭터 검사 우장훈을 연기해 연기의 한 축을 담당했다. 경찰 출신으로 지방대 출신이라 검찰 조직에서 동아줄을 잡지 못하는, 그래서 야망에 사로잡힌 검사. 조승우는 그 욕망의 민낯을 연기했을 거라고 보기엔 너무도 차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여러 번 출연을 고사했다고 들었다.

“검사 역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었다. 허나 지금 보면 왜 거절했을까 싶기도 하다. 원래 이런 세상을 잘 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이병헌 선배하고도 벌써 영화를 하면 다신 기회가 없을까 싶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내가 분량이 적어 안 하려는 줄 알고 분량을 대폭 늘려서 잡아주셨더라.(웃음) 원래 작품을 정할 때 스스로 결정하는 편인데, <내부자들>처럼 주변의 추천을 많이 받은 경우는 없었다.”

- 우장훈은 욕망에 충실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다. 이 두 부분이 서로 부딪치는 것 아닐까.

“대체로 권력에는 순환이 있다. 권력층이 지배를 하고 밑에 사람들은 힘들어진다. 이 부분이 투명하게 바뀐다고 해도 학연, 지연 등은 없어지지 않는다. 우장훈은 피해자라고 생각했다. 경찰을 하다 인텔리 출신들이 쾌속 승진을 하는 것을 보고 자괴감에 빠진다. 더 높은 지위를 위해 사법시험을 봤는데 이 사람은 순진한 거다. 검찰조직에는 그런 동아줄이 없다고 봤던 걸까. 아무튼 정의를 갖고 가지만 승승장구하겠다는 욕심도 놓지 않는다. 힘들었으니 그만큼 보상을 받고 싶어하는 심리랄까.”-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를 썼다.

“욕은 주로 경상도 말을 잘 하시는 분들 도움을 받아서 만들었다. 너무 영화가 무겁게 가면 재미가 없으니, 욕에는 위트와 유머를 넣으려고 했다. 영화 <우아한 세계>를 보고 송강호 선배에게 놀랐던 점은 우리가 알고 있는 건달의 이미지를 너무도 인간적인 캐릭터로 허물었다는 점이다. 그런 점이 좋아보였다. 안상구(이병헌)도 그렇고, 우장훈도 그런 면이 있다. 둘이 친해졌을지 아닐지는 모두의 판단에 맡기는 편이 낫지 않나 싶다.”

- 이병헌, 백윤식과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혹자는 이를 ‘연기대결’이라고도 하던데.

“‘이 사람을 연기로 이겨야지’하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에너지를 서로 내면서 서로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연기를 하다보면 대본대로 안 되는 부분도 있었다. 이병헌 선배와 호숫가에서 설전하는 장면이 있는데, 대본에서는 서로의 말을 자르는 게 아니었지만 실제 감정을 갖고 연기하니 서로 말을 자르게 되더라. 그런 게 자연스러웠다고 생각했다.”- 배우 이병헌에 대한 여러가지 찬사를 많이 했는데.

“굉장히 섬세한 배우다. 금방 집중해서 연기를 하다가도 객관적으로 얼른 빠져나와 자신을 모니터한다. 나는 반대다. 감독에게 맡기고 그것을 따라가는 스타일이다. 마음가는대로 연기하는 편인 것 같다. 장면이 연결되고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하지만 나는 잘 못 하는 편이다.”

- 그래서 같은 연기를 여러 번 하는 드라마 연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잘 하는 선배들을 보면 대단해 보인다. 맞춰서 하는 걸 신경쓰면 잘 못하게 된다. 어떻게 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 똑같이 해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똑같이 하나 싶다. 무대 연기도 그런 점이 없어서 좋아하는 모양이다.(웃음)”- <내부자들>을 개봉시키고 뮤지컬 <베르테르>를 상연하고 있다.

“<맨 오브 라만차>를 하면서 <베르테르>를 연습했다. <내부자들> 홍보 일정도 겹쳤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사실 적응이 안 되는 일정이기 하다.(웃음) 하지만 언제 이렇게 바쁘게 해보겠나. 기분좋게 하고 있다.”

- 조승우에게 무대란 어떤 의미인가.

“원래 꿈이 뮤지컬 배우다. 무대는 내 꿈이자 고향이다. 아마 모든 무대 출신 배우들이 무대를 그리워 할 것이다. 하지만 (송)강호 선배나, (김)윤석 선배나 (유)해진이 형도 오고 싶지만 못 오는 걸 거다. 영화에서 놔주지 않으니까.(웃음)”- 그럼 무대연기에만 더욱 집중하면 좋지 않을까.

“무대연기나 영화나 드라마나 삶의 이야기를 다 다루는데. 많은 이야기를 하다보면 소재가 아무래도 떨어진다. 참신한 소재가 등장하는 게 가뭄에 콩 나는 것 같다. 뮤지컬의 경우는 해외 라이선스 작품이 대부분이고, 창작 작품이 적어지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는 그나마 창작이 많다. 따로 매체를 가리는 것은 아니지만 신선한 소재가 나오면 어느 형태의 연기든 하고 싶다. 나를 사로잡는 이야기를 하는 건데, 이왕이면 무대가 좀 더 좋다는 거다.”

- 벌써 서른여섯이다. 외롭진 않나.

“마지막 공연을 하고 혼자 분장실에 앉아 분장을 지울 때 고독하고 섭섭하다. 모든 작품을 하면서 느껴지는 감정이다. 사실 멋있고 예쁜 사랑을 하고 싶다. 하지만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마흔이 넘어도 불같은 사랑에 얼마든 빠질 수 있다. 다들 결혼을 하라고 하는데, 과연 결혼이 사랑의 완성일까.”

- 그래도 웃음짓는 일이 필요할 거 같은데.

“조카가 예쁘게 크는 게 좋다. 고양이가 새끼를 낳은 일도 좋았다. 최근에는 미국 프로야구 피츠버그에서 뛰는 강정호 선수의 부상이 슬펐다. 영화 <퍼펙트게임>을 촬영하면서 친해진 롯데 황재균 선수를 통해 강정호 선수에게 문자를 했는데, ‘<타짜>를 100번 봤다’고 하더라. 그럴 때 기쁘다.(웃음)”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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