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격추 당시 러시아 전투기인지 몰랐다"..러에 화해 제스처

강지혜 2015. 11. 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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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터키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과 관계가 급속히 냉각된 가운데, 터키 군이 25일(현지시각) 격추 당시에는 러시아 전투기인지 몰랐다며 "러시아와 모든 종류의 협력을 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영국 중동 전문 매체 미들이스트아이 등 외신들에 따르면 터키 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격추) 당시에는 전투기가 어느 국적인지 몰랐다"며 "영공을 침범한 전투기에 대한 교전 규칙이 자동 적용됐다"고 밝혔다.

터키 군은 이번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와 군 장교를 앙카라에 있는 터키 국방부 본부로 초대했다고 덧붙였다. 또 러시아 전투기가 격추됐을 때 낙하산을 이용해 비상탈출한 조종사들을 구출하기 위해 막중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터키 군은 시리아와의 국경 인근에서 전투기를 격추하기 전 경고를 보낸 음성 교신 기록도 이날 공개했다. 이 녹음 파일에는 터키 전투기 조종사가 영어를 포함한 언어로 "터키 공군이다. 지금 터키 영공으로 접근하고 있으니 즉시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라"라고 수차례 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터키 군은 5분여 동안 10차례 경고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터키 군의 노력은 러시아 전투기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의도적으로 격추한 '계획된 도발'이었다는 러시아의 의혹을 부인하기 위해서다. 이번 격추로 시리아 내전 해법을 두고 갈등해오던 양국 관계가 급속히 냉각됐고, 지정학적인 위기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앞서 러시아 수호이-24 전투기에서 살아남은 부조종사 콘스탄틴 무라흐틴 대위는 시리아에 있는 러시아 기지에서 "전투기는 터키 영공을 침투하지 않았고, 격추하기 전에 경고도 일체 없었다"고 주장했다.

무라흐틴 대위는 "라디오 교신도 없었고 눈으로 볼 수 있는 경고도 보내지 않았다. (터키 군으로부터의)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며 "당시 나는 아주 완벽하게 지도를 보고 있었고, 맑은 날씨에 6000m 고도에서 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국경이 어디에 있고 우리 전투기가 어디에 위치해 있었는지 육안으로도 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으로 양국에 미친 경제적 영향이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러시아와 터키의 주식시장이 휴지조각이 됐고 터키 리라 가치도 급락했다.

러시아가 터키를 경제적으로 제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러시아는 독일에 이어 터키의 두 번째 교역국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터키는 천연가스 수입의 절반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고, 러시아가 터키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200억 달러 상당을 지원하는 등 경제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터키의 한 경제 분석가는 "러시아는 이미 유럽국가들의 보이콧에 직면했고, 러시아가 터키를 잃는다면 천연가스를 수출할 곳이 아예 사라지게 된다"며 러시아가 터키를 경제적으로 제재할 경우 러시아 역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jh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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