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라이벌전 3막? 또 나란히 주목받는 황선홍-홍명보

임성일 기자 2015. 11. 2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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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라이벌인 홍명보(왼쪽) 감독과 황선홍 감독이 최근 나란히 주목받고 있다. © 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현역 시절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최전방을 이끌던 H와 최후방을 지탱하던 H로 활약했던 황선홍과 홍명보는 한국 축구사의 대표적인 라이벌로 꼽힌다. 친구이자 동반자 그러면서 결코 서로에게 지고 싶지 않은 경쟁자인 두 사람의 행보는 자신들의 의지와는 별개로 항상 연계돼 회자됐다. 그만큼 스타였고 여전히 큰 인물이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호령하던 스트라이커 황선홍과 한국의 벽이자 아시아의 벽이었던 중앙수비수 홍명보 모두 현역 시절 뚜렷한 획을 그었다. 포지션이 달랐던 만큼 비교하기 어려웠던 둘은 지도자로 변신한 후에도 각자만의 방식으로 길을 걸어갔다. 황선홍 감독은 클럽에서, 홍명보 감독은 각급 국가대표팀을 이끌면서 커리어를 쌓았다.

황선홍 감독은 2003년 초 잉글랜드 연수를 통해 지도자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전남의 수석코치와 2군 감독 등을 역임한 황선홍 당시 코치는 2007년 1월 다시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해 12월, 되돌아올 때 그는 부산 아이파크 감독으로 신분이 달라져 있었다.

부산에서 3년을 지낸 황 감독은 2011년 친정 포항 스틸러스의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2년 FA컵 우승과 정규리그 3위를 견인한 황 감독은 2013년 사상 처음으로 더블(정규리그+FA컵)을 달성하면서 주가를 드높였다. 외국인 선수 한 명도 없이 만들어낸 쾌거와 함께 K리그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홍명보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쳤다. 은퇴 후 초반에는 행정가로서의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홍 감독 역시 지도자를 택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을 보좌했고 2007년 아시안컵에서는 핌 베어벡 코치와 함께 대표팀을 이끌었다.

러시아 클럽 제니트에서 스승 히딩크 감독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했던 지도자 홍명보는 2009 U-20 월드컵의 감독으로 8강을 이끌며 임팩트 있게 등장했다. 이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등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아쉬운 결과를 냈으나 앞선 공까지 폄하될 것은 아니다.

현역 시절 그리고 지도자로서도 라이벌다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두 사람이 최근 나란히 주목을 받고 있어 흥미롭다. 공히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는 형국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포항을 떠나는 황선홍 감독의 세레소 오사카행은 일단 불발로 그치는 모양새다. 일본의 스포츠지 '니칸스포츠'는 26일 "세레소 측이 황선홍 감독과 협상을 벌였으나 최종적으로 결렬됐다"고 보도했다. 황 감독이 누누이 전하고 있는 것처럼 일단 휴식을 강하게 원한 것이 협상 결렬의 이유로 전해졌다.

황선홍 감독이 '잠시 휴식'을 외치고 있는 사이 홍명보 감독은 컴백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이후 일선에서 벗어나 있던 홍 감독은 최근 미국에서 돌아와 자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홍명보 장학재단의 축구교실에 참석하는 등 서서히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지난 16일 천안축구센터에서 홍 감독은 "이전까지는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좀 달라졌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겠다. (거취와 관련한 이야기들을)제 책상 위에 펼쳐두고 고민하겠다"며 현장 복귀를 암시했다.

그리고 26일 중국 언론을 통해 홍명보 감독이 항저우 그린타운의 차기 감독 후보에 올라 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항저우 그린타운은 올 시즌 중국 슈퍼리그에서 9승9무12패로 11위에 그친 클럽이다. 상위권으로의 도약을 위해 홍명보 감독을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진지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만 대상이 아니다. 지난 8일에는 일본의 스포츠매체 '스포츠호치'가 "J리그 알비렉스 니가타가 홍명보 감독을 차기 사령탑 후보에 올려두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당시 홍명보의 측근은 "이런저런 이야기가 들리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런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하시는 스타일은 아니다"면서 "그래도 이제 진지하게 고민하시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황선홍 감독 역시 중국과 일본 쪽에서 꾸준하게 러브콜이 들어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축구관계자는 "1부 승격을 확정짓지 못한 세레소가 황선홍 감독의 행선지가 아닐 수 있다. 굳이 2부에 머무는데 일본행을 택할 이유는 없다. 현재 중국에서도 황 감독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서 최근 분위기를 설명했다.

요컨대 황선홍과 홍명보 두 '거물'이 동시에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어쩌면 일본 혹은 중국리그에서 나란히 경쟁하는 그림도 가능하다. 라이벌전 3막이 조금씩 가까워져가는 흐름이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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