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미, "퇴물? 난 지금도 '진행형'" [POP인터뷰]

2015. 11. 26.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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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유진 기자] 국내 유일의 여성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Mnet '언프리티 랩스타2' (이하 '언프리티2')가 지난 13일 숱한 화제를 남긴 채 막을 내렸다.

특히 이번 시즌은 우승자 트루디 외에도 다른 참가자들이 함께 주목받으며 끝까지 존재감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그 가운데 가수 길미가 있다. 참가자들 중 나이가 가장 많기도 했고 유빈, 효린 등과 함께 가장 인지도 높은 출연자이기도 했던 그는 반복된 가사 실수에 발목이 잡혀 결국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이해야 했다.

[가수 길미. 사진제공=SS엔터테인먼트]

최근 헤럴드POP과 만나 인터뷰를 가진 길미는 예상과 달리 무척 덤덤하게 당시를 언급했다. 그는 "어차피 나와의 싸움이었다. 정말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며 '언프리티2'에 대한 아쉬움을 훌훌 털어냈다.

길미는 그의 고집스러운 생각이 탈락에 한몫했다고 전하며 '언프리티2' 출연을 결심한 이유 또한 평소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방송을 오래 쉬기도 했고 무대에 대한 갈증도 있었어요. 한편으로는 어느 순간 음악에 흥미를 잃은 제 자신도 발견했고요. 그래서 '언프리티2'를 통해 제 자신을 진단해보고 싶었어요. '내 랩이 어느 정도일까' 궁금하기도 했고 제가 직접 쓴 가사를 평가받을 수 있는 순간은 지금뿐이라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어요. 그런 마음으로 출연했고 끝까지 그렇게 해냈어요. 그래서 마지막까지 바보처럼 나온 것 같아요."

그는 자신에게만큼은 떳떳한 탈락이었다고 말하며 '언프리티2'는 자신의 인생 중 가장 열정적이었던 순간이었음을 전했다.

[가수 길미. 사진제공=SS엔터테인먼트]

"그냥 사람들이 기대하는 정도를 보여줄 거였으면 원래 있는 노래 가사로 서바이벌에 임했겠죠. 제가 매번 가사를 새로 쓰니까 친한 참가자들이 옆에서 걱정하더라고요. 그냥 있는 가사로 하라면서요. 그런데 저는 그러려고(새로운 가사를 쓰려고) 거기 나간 거였어요. 원래 있는 가사를 보여줄 거면 거기 출연하는 이유가 없잖아요. 인터넷에 검색하면 영상으로 다 나오는 모습이니까요. 항상 '새 밥을 지어서 새 밥상을 차리자'는 마음이었어요. 또 '지금 이 순간 느끼는 감정을 표현해서 이 비트에 맞게 가사를 쓰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후회는 없어요. 제 자신한테만큼은 부끄럽지 않은 탈락이에요."

'언프리티2'를 통해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게 더 많다고 말한 그는 "이번 방송을 계기로 친해진 참가자들도 많고 내 가사를 칭찬해 주는 사람들도 있어서 뿌듯했다"며 꼭 나쁜 기억만 남은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런 측면에서는 정말 좋은 자극이 됐고 내 틀을 부술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물론 힘들기는 했지만 가사 쓸 때마다 어떤 희열 같은 게 느껴졌어요. 사람들이 저보고 변태 아니냐고 물을 정도로 그 순간을 재밌어했거든요. 또 자꾸만 가사에 집착을 해서 수정을 계속했어요. 가사를 썼으면 빨리 외워야 되는데 공연 당일 메이크업 받으면서도 수정하고 좀 정신병자 같았어요(웃음)."

[가수 길미. 사진제공=SS엔터테인먼트]

길미는 아팠던 만큼 성숙해진 듯 보였다. 그는 '언프리티2'를 '잠시 들른 휴게소'라고 표현하며 특유의 털털함을 드러냈다. 그는 오히려 '언프리티2'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휴게소 같은 곳이에요. 내 인생이란 고속도로에서 잠시 들른. 맛있는 것도 먹었지만 어쩌다 맛없는 것도 먹게 된 그런 휴게소요. 지나가버리면 그만이잖아요. 또 고마운 것은 전 평소에 다른 작업은 꼼꼼하게 해도 가사를 쓰는 것에 있어서는 크게 압박이 없었거든요. 설렁설렁 쓰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새로운 제 모습을 발견한 거죠."

그는 준비 중에 있는 앨범을 통해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는 물론 한 발짝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언프리티2'의 특정 참가자 혹은 탈락에 대한 불만이나 투정이 아닌 고마움을 담았다고 해 기대감을 높였다.

"살짝 빨라진 자전거 같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요. 살짝 힘을 받은 정도의 느낌으로요. 그냥 지금 하고 싶은 말들을 담은 제 얘기가 될 것 같아요. 이 시즌이 지나면 못 하게 될 것 같은 얘기요. 지금이라서 할 수 있는 얘기들 있잖아요. 그런 것 위주예요. 그렇다고 막 탈락한 심경을 담았다거나 '지금 보여주겠어' 이런 식은 아니고요. '언프리티2'에 대한 '고마움'을 언급했어요(웃음). 화난 감정이 아니라 자아 성찰 같은 느낌이에요. 무엇보다 제 내면에 집중했어요."

[가수 길미. 사진제공=SS엔터테인먼트]

그는 지금까지가 아닌 앞으로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겠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언프리티2'에서 보여진 편집된 모습이나 가사 실수 등으로 받은 비판들에 숨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각오다.

"이번에 같이 작업하시는 분들이 조금은 '언프리티2' 이후 성장한 것 같다고 칭찬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제가 이미 끝났고 완성형이고 올드하고 심지어 퇴물이라고까지 욕을 하세요. 하지만 저는 완성형이라고 생각 안 해요. 저는 지금도 진행형이라는 것을 이 앨범을 통해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때까지 보여줬던 모습에서 조금 더 발전하고 변화를 준 흔적들이 보일 거라고 믿어요. 딱 그 정도의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언프리티2'에 많이 영향을 받긴 받았어요. 방송 이후 음악에 다시 재미를 느끼게 된 게 가장 기뻤고 그 결과 재밌게 작업한 결과물들로 채워질 것 같아요. 수정을 거듭하느라 아직 작업 중이에요. 앨범 낼 때마다 정말 온 에너지를 다 쏟아부으니까 앨범만 내면 늙어요. 그러면서도 그 스트레스에 희열을 느끼고. 그러니까 변태죠(웃음)."

oodin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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