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K-세일데이 가보니.."무늬만 할인행사에 피로감만"

박승주 기자 입력 2015. 11. 26.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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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할인율 등으로 소비자 불만 코리아 블프로 재미본 유통街, K-세일데이도 기대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앞에 K-세일데이를 알리는 배너가 붙어 있다. © News1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이름만 'K-세일데이'라고 그럴듯 하게 붙여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려는 것 같다. 기존 바겐세일과 다른 것도 모르겠고, 실제로 느끼는 할인폭이 크지도 않았다."

또 하나의 대형 할인 행사 'K-세일데이'가 지난 20일부터 시작됐다. 'K-세일데이'는 지난 10월 열렸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의 2탄 격으로 이번에는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지적됐던 낮은 할인율과 혜택, 사은품 증정에 그치는 행사 내용 등은 이번에도 반복되는 모습이다. 행사 주체가 정부에서 민간으로 바뀌었어도 크게 개선되지는 않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때와 마찬가지로 불만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K-세일데이' 찾은 소비자 "미국 블프 기다리는 게 낫겠다" 불만

24일 찾은 서울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건물 외벽에는 '함께 만드는 글로벌 유통강국 대한민국 쇼핑데이, K-세일데이'라는 현수막이 크게 걸려 있었다. 백화점 앞 거리에도 K-세일데이를 알리는 행잉배너들이 줄지어 달려 있었다.

백화점 안에는 평일 오후를 맞아 쇼핑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지난달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내용이 적혀 있던 팻말은 K-세일데이로 바뀌어 있었다.

매장별로 대표 상품과 가격을 적어 놓고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었지만 쇼핑객들의 만족도는 높지 않아 보였다. 평소에 세일을 하지 않을 때와 비교해 할인율을 체감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최모(37)씨는 "행사 이름만 매번 바뀌고 내용은 거의 똑같다"며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도 70~80% 할인하는 물건을 두어개 본적이 있었으나 디자인이나 성능에 마음에 안 들어 실망했었는데 이번에도 상황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길 건너편에 있는 롯데백화점도 외벽에 K-세일데이 기간을 적은 대형 현수막을 붙이고 행사를 알리고 있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내부. © News1

백화점 내부는 크리스마스 콘셉트로 꾸며져 있었으며 K-세일데이를 알리는 배너도 천장에 달려 있었다. 신세계백화점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신세계백화점은 안내판에 제품 가격, 롯데백화점은 할인율을 주로 적어 놓은 정도의 차이였다.

고객들의 불만은 두 백화점 모두 비슷했다. 박모(28·여)씨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2탄이라고 하는데 인터넷 직구를 모르는 50대 이상 분들만 백화점을 이용할 것 같다"며 "금요일에 있을 진짜 블랙프라이데이를 기다리는 편이 훨씬 낫겠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때처럼 이번에도 두 백화점 모두 화장품은 할인을 하지 않고, 사은품을 강화하거나 상품권 행사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일부 명품의 경우는 시즌오프 행사만 진행중이다.

대형마트 가운데는 이마트가 개점 22주년 창립행사에 K-세일데이를 보태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K-세일데이에 관련된 행사는 김장·난방 광고상품을 포함해 KB카드로 7만원 이상 구매시 5000원 상품권을 증정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었고 나머지는 개점 22주년 창립행사로 진행하고 있었다.

이번 K-세일데이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원래 할인하던 제품을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상품이라 속여 판 것처럼 이번에도 그럴 것', '가격을 임의로 올렸다가 다시 세일해 싸게 파는 것처럼 포장하지 않겠느냐' 등 곱지 않은 시선이 가득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통업체들이 K-세일데이를 진행하는 것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통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코리아 블프'로 매출 효과 봤으니 K-세일데이에도 참여

앞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대형마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백화점은 20%를 웃도는 매출신장률을 기록하며 특수를 누렸다. 이에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매출 증가를 이어가기 위해 K-세일데이에 동참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장과 인터넷상의 반응과 달리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의 매출은 K-세일데이로 인해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매출은 지난해보다 7% 늘었고 신세계는 3.8% 신장했다.

이마트는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4% 증가했다. 외부 대형 컨벤션센터(코엑스)를 빌려 출장 판매에 나선 현대백화점은 지난 주말 3일간(11월20~22일) 매출이 7.8% 늘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민간주도의 자발적인 참여로 K-세일데이를 진행하게 됐고 백화점 송년세일과 겹쳐 많은 관심이 예상된다"면서도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때보다는 다소 부족한 홍보 등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K-세일데이는 다음달 15일까지 진행되며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26일부터 K-세일데이에 동참할 예정이다.

park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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