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표랑 손잡는다고 총선 이길까요?" 반문한 안철수

정우상 기자 2015. 11. 2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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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安·朴 공동지도부 여부 오는 29일 입장 밝히기로 주류·비주류 측 의원들 각각 "수용" "거부" 촉구 성명 준비 黨 혁신 방안에 이견 커.. 그 전에 文대표 만나 담판

문재인 대표 거취 문제가 발단이 된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內紛)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문 대표는 지난 18일 안철수 의원에게 공동 지도부를 제안하며 차단에 나섰지만, 안 의원은 25일 현재 답을 안 주고 있다. 안 의원은 주말인 오는 29일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 측 의원들은 안 의원의 수용을 촉구하는 성명을, 비주류 측은 거부를 촉구하는 단체 성명을 준비하는 등 야당 내분이 이번 주말, 폭발이냐 수습이냐의 기로에 서게 됐다.

안 의원은 최근 '문(재인)·안(철수)·박(원순)'체제로 불리는 문 대표 구상에 대해 주변 인사들의 의견을 들었다고 한다. 안 의원은 그 과정에서 "제가 문 대표랑 손잡는다고 총선을 이길 수 있나요" "문·안·박 체제로 당을 완전히 뜯어고칠 수 있을까요" 같은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만난 인사들 다수도 "괜히 총선 패배의 책임만 떠안게 된다"며 공동 지도부 합류에 반대하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문 대표의 공동 지도부 제안 직후 "의견을 들어보겠다"며 수용 여지를 뒀던 안 의원이 '거절'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지난 24일 귀가할 때는 "당을 바꿀 방법을 더 찾아보자"고 했다. 완전히 입장이 굳어진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안 의원 측은 "수용과 거부에 대해선 (29일) 확실한 뜻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은 29일 이전에 따로 만나 안 의원이 요구해왔던 '낡은 진보 청산'과 '부패 척결' 등 혁신안에 대한 이견 조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그동안 안 의원 주장에 대해 "새누리당에서 우리 당을 규정짓는 프레임(틀)"이라고 비판하기도 하다가, 또 공동 지도부를 제안할 때는 수용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문제는 두 사람이 생각하는 혁신의 그림이 상반된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친노(親盧)·486 운동권 중심의 야당의 인적(人的) 구조를 전문가 그룹 중심으로 바꾸고, 부정부패 문제에 대해선 유죄 판결 즉시 제명 등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한명숙 전 총리 문제의 경우, 안 의원 기준으로는 '제명' 대상이지만 문 대표는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폭력 시위에 대해서도 문 대표는 폭력 시위 대신 과잉 진압만 문제 삼지만 안 의원은 공권력 과잉과 폭력 시위를 같은 수준에서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안 의원이 아주 좋은 선택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안 의원의 탈당(脫黨)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지만 안 의원 측은 이를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표는 지난주에 이어 이날 또 광주를 방문했다.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식에 참석해 호남에 구애(求愛) 메시지를 던졌다. 문 대표는 "호남과 새정치연합은 운명공동체다.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아야 한다"며 "정권교체를 통해 호남의 꿈을 되살릴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 소속 호남 의원들은 26일 대규모 회동을 갖고 호남 민심 복원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문 대표에게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여수가 지역구인 비주류의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도 광주에서 "역대 이렇게 (선거에서) 참패를 거듭하고도 끈질긴 대표는 없었다"며 문 대표를 비판했다.

야당에선 공동 지도부 구성 문제로 주류와 비주류 간 세(勢) 대결 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주류 측 초·재선 의원들은 27일쯤 안 의원에게 공동 지도부 수용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비주류 의원들은 안 의원에게 공동 지도부 거절을 요구하고 전직 당대표급들이 참여하는 선대위 구성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 중진 의원은 "문 대표에 대한 최후통첩이 거부당할 경우 탈당 사태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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