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가 "스토야노비치 5천 지급, 큰 부담"..팬 외면한 경남

풋볼리스트 입력 2015. 11. 25. 22:22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팬을 외면한 경남FC의 '민낯'이 드러났다. 박성화 전 경남FC 감독은 계속된 진실논쟁에 박치근 경남FC 대표이사와의 문자 내용을 공개했다.

박 감독은 25일 ‘풋볼리스트’와의 전화통화에서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23일 경남에서 경질 된 박 감독은 “구단이 비신사적인 행동을 했다”라며 “구단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라고 했는데, 그것까지 내가 고사하면서 조용히 나가려 했다. 나를 신임해준 홍준표 경남도지사(구단주)에게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이미 물러난 내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해서 나도 대항할 수밖에 없게 됐다. 내 뒤에 올 감독을 위해서라도 소송까지 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먼저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구단의 스토야노비치 출전 배제 지시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박 감독은 전에 한 인터뷰에서 구단에서 스토야노비치가 10골을 넣을 경우 보너스로 5천만원을 지급해야 하니 출전시키지 말아달라는 내용을 언급했었다. 구단 측에서는 이에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박 감독은 “처음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박치근 대표와 면담을 잡아달라고 했다. 그런데 직원만 보냈다. ‘양심상 그 선수를 기용하겠다’라고 말한 이후에 문자로 통보가 왔다”라고 주장했다.

“감독님 노고가 많으십니다. 스토야노비치 선수가 한 골을 더 넣게 되면 5천만원을 추가 지급하게 되어있나 봅니다. 안종복 사장 시절 계약이 되어있나 봅니다. 저희 구단 사정상 큰 부담이 됩니다. 내년에도 우리구단에서 뛰어야 하는 선수 위주로 말입니다. 이제 승패는 의미가 없습니다.” (문자내용)

‘풋볼리스트’가 입수한 문자에는 송신자에는 올해 7월 부임한 박치근 대표의 이름이 분명히 찍혀 있다. 박 대표는 건설업체를 운영했었고, 홍 도지사의 선거캠프에서 일하기도 했다. 박 감독의 주장은 사실로 드러났다. 박 감독은 “팀 사정이 어려운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감독에게 해서는 안될 이야기 아닌가. 그리고 이미 나와 다음 시즌 같이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뒤에 이런 통보까지 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내가 내년에도 함께 한다면 어린 선수들을 쓰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성적을 내지 못하면 내 명예는 어떻게 지키라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물론 이 사실에서 박 감독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스토야노비치는 10월 7일 충주 원정 이후에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구단 득점력에 50%를 차지하는 선수를 빼고 경기를 진행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승리를 바라는 팬들에 대한 기만이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이 사실을 미리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미 시즌 종료 10경기 정도를 앞두고 다음 시즌에는 함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 어떤 이야기를 해도 성적부진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다 안고 가려고 했다.”

박 감독은 가장 중요한 쟁점이 구단 수뇌부의 개선 의지라고 했다. “단 한 번도 구단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며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를 영입하려 했는데 구단에서 반대했다. 당시에는 김형동 전 대표가 팀을 맡고 있었다. 내가 너무 답답해서 내 돈 5천만원을 들여 브라질 선수를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처음에는 기다려보라고 하더니 이내 그러지 말라고 말했다. 이후 어려움을 호소하자 ‘한 명 데려온다고 뭐가 달라지나’라는 내용의 답변을 보내왔다. 이후 크게 다퉜다. 이게 언론에도 이미 나와 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평생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다.” 박 감독은 판도라의 상자를 연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아마 내가 그냥 물러나면 다음에도 분명히 그럴 것이다. 이미 2년 동안 나를 포함해 5명의 감독이 옷을 벗지 않았나. 다음에 누가 오든 이런 일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세상에 알리기로 결정했다. 이게 알려지면 큰일 날 것이라고 해도 ‘소송하세요’라고 답하니 소송도 고려하겠다”라고 말했다.

2005년 창단한 경남은 시민구단최초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이다. 2대 감독이었던 조광래 현 대구FC 사장은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경남 유치원’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3대 최진한 감독 때인 2012시즌에도 시민구단으로는 유일하게 상위스플릿에 올라가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2014시즌에는 강등을 당했다. 최근에는 안종복 전 대표가 외국인선수 선발 비리와 심판에게 뇌물을 줬다는 혐의를 받으면서 구단의 명예가 많이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박 감독의 사퇴와 스토야노비치 사건까지 나오면서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경남은 2015시즌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5’에서 10승 13무 17패로 11개 팀 중 9위를 차지했다.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
조덕제의 고집, 서울이랜드 '야망'에 '찬물'
UCL 베스트11, 지단 빠진 이유는?
[맨유오피셜] 레전드의 프리뷰 전문 보기
’월드 올스타’ 박지성 "행복한 90분"을 말하다
[심층분석] 메시, 호날두의 발끝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