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욱' 할 땐 .. 마음 치료의 고수

이경택 기자 입력 2015. 11. 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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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미네랄 듬뿍 … ‘차이니스 파슬리’ 고수

고수는 중국과 동남아에서 우리나라의 파처럼 거의 대부분의 음식에 들어가는 향신료 채소다. 영어 이름은 코리안더(Coriander)이지만 ‘차이니스 파슬리’ 나 향채(香菜) 등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절집 주변에서 많이 재배되는데 사찰 음식 중에 고수쌈, 고수나물, 고수김치 등이 실제로 있다. 생김새는 미나리를 닮았으나 미나리보다 잎이 더 잘고 가느다랗다.

고수풀의 냄새는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약간 역겨우면서도 낯설다. 그나마 베트남 쌀국수가 주요 외식으로 자리잡으며 고명으로 얹어지는 고수풀 때문에 차츰 그 향기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고수풀의 특이한 향은 리날울이라는 휘발성 정유 때문이다. 그러나 특유의 향과 맛에 익숙해지면 입맛을 돋우고 소화를 촉진한다.

전문가들이 고수풀을 분노조절장애에 좋은 음식으로 권하는 것은 풍부한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 때문이다. 특히 마그네슘을 눈여겨 볼만하다. 마그네슘은 근육이 뭉친다거나 경련을 일으킨다거나, 떨리는 증상들을 완화해 준다. 그처럼 경직된 근육을 느슨하게 풀어주기에 마그네슘은 ‘천연의 안정제’로도 불린다. 이 같은 효능이 뇌에서는 뇌세포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진정시켜 분노조절장애 같은 심리적 불안정 증세를 완화해준다. 고수풀 100g에는 마그네슘 694㎎이 함유돼 있다. 하루 권장 섭취량의 2배가 넘는 양이다.

고수풀에 풍부한 테르펜(terpene) 성분도 정서적 안정에 기여한다. 고수풀에는 여러 가지의 테르펜류, 알코올(alcohol)류와 캠퍼(camphor), 제라니올(geraniol) 등이 함유돼 있다. 특히 테르펜류의 경우 심리적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숲에서 얻을 수 있는 활성물질로 테르펜과 피톤치드가 있는데 피톤치드가 주로 미생물에 대항하기 위한 항균물질인 반면, 테르펜은 피톤치드 역할도 하면서 그 외 복합적인 작용을 한다. 테르펜은 곤충을 유인하거나 다른 식물의 생장을 방해해 나무를 보호한다. 이 같은 테르펜이 사람 몸 속에 들어가면 놀라운 효능을 발휘한다.

특히 몸의 신진대사를 도울 뿐 아니라 마음을 진정시켜 주는 역할도 한다. 숲 속에 들어가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테르펜이 중추신경을 자극해서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테르펜은 세균을 죽이고 염증을 막아주며 종양이 자라는 것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고, 혈압을 떨어뜨리고 통증을 약화시키는 물질도 함유하고 있다. 일본 산림청의 보고에 의하면 테르펜 속에는 사람의 건강 증진에 효과를 주는 물질이 23가지나 된다.

고수풀은 항균제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동남아에서 고수풀을 식용하기 시작한 것도 더운 열대지방에서 고수풀이 식중독 등을 예방해주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런데 최근 그 같은 생리적 기전이 과학적 연구로 밝혀졌다.

외국의 한 대학에서 고수풀의 씨앗에서 추출한 기름으로 식중독을 일으키는 12종류의 박테리아에 대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12종류의 박테리아 모두 생장을 멈추고 대부분 죽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고수 씨앗의 기름이 박테리아 세포의 표면 막을 손상시켜 박테리아가 제대로 호흡을 할 수 없도록 차단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박테리아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고 밝혔다. 히포크라테스도 인정했다는 고수풀의 약효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고수풀에 대한 이 같은 효능 때문인지 동남아에서는 고수풀이 모기를 쫓는다는 믿음도 퍼져 있다. 요리 전문가들은 동남아 지역에서 고수풀이 필수 향신채로 사용되는 것은 온화한 기후 때문에 기승을 부리는 모기 등 해충을 쫓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수풀은 많이 섭취할 경우 체취만으로도 모기를 쫓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방에서는 고수풀이 소화작용을 돕고, 설사를 예방하며 관절염 통증 완화와 기침, 구취, 구토를 방지하고 위를 튼튼히 한다고 돼 있다. 강장효과에도 고수풀이 많이 쓰였다.

글 =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사진 =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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