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또 보는 '심쿵 또는 흑역사' SNS를 휩쓴 '짤'의 진화론

이승연 2015. 11. 25. 14: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친구에게 보내는 ‘ㅋ’나 귀여운 이모티콘들은 이제 대화 속 평범한 어간, 어미처럼 느껴진다. 대화를 할 때, 혹은 남들과 공유하는 게시글에 누구보다 공감 가고, 인상 깊은 강력한 한방을 날리고 싶은 욕구가 생길 때 우리에게 선택지는 단 하나다. 바로 ‘짤(짤림방지의 줄임말)’이다. 눈길을 사로잡는 첨부 파일 이미지가 지금에 와서 친숙하게 ‘짤’이라 불리기까지의 진화 과정은 제법 흥미롭게 들린다.

짤방, 움짤, 병맛짤, 웃긴짤… ‘짤’의 진화론

* 밈(Meme) 영국의 생물학자 리차드 도킨스가 정의한 사회 현상. 저서 <이기적인 유전자 The Selfish Gene>에서 소개된 용어로, 모든 문화현상이 전달되는 과정엔 유전자처럼 복제역할을 하는 중간 매개물이 필요한데 이 역할을 하는 정보의 단위·양식·유형·요소 가 밈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짤의 사전적 의미부터 살펴보면, 첫째, (부사. 북한어)기름기가 산뜻하게 흐르는 모양/ 둘째, 걷잡을 수 없이 미끄러지는 모양/ 셋째, 짤림방지 즉 ‘짤방’의 줄임말로 ‘사진’을 일컫는 말(출처: 네이버) 정도로 볼 수 있다. 이중에서 가장 근사치인 ‘짤림방지’가 바로 ‘짤’의 어원이다. 짤방은 10여 년 전, 온라인 사이트 DC인사이드에서 사람들이 이미지 첨부가 없는 게시판의 게시글들이 삭제되는(잘리는) 경우를 피하기 위해 아무 이미지나 넣었고 그때 이미지를 통틀어 ‘짤림(잘림)방지’용, 줄여서 ‘짤방’이 생겨나게 됐다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는 설이다. 현재엔 짤을 적재적소로 활용, 패러디나 유머, 풍자용 혹은 ‘○○짤’이라는 소제목으로 줄여 강력한 공감코드로서 사용하고 있다. 영화, 드라마, 예능, 뉴스 등 미디어 영상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파일첨부 이미지가 대중의 관심의 주인공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가져오는 과정을 설명하기란 어렵다. 한 매체에서는 이를 ‘밈(Meme) 이론’으로 분석하고 있다(출처: 디지털 인사이드 미디어). 문화현상을 사람들이 빠르게 흉내를 내기 시작하는 것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글 대신 카드형태로 된 기사를 살피고, 페이지를 클릭하게 하는 이미지 하나가 중요시되는 시대에 이만한 공감거리와 재미요소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1위 ‘못 간다고 전해라’

국내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세계를 평정한 가수 이애란의 ‘백세인생’ 노래 장면. <가요무대>나 <전국노래자랑>과 같이 아버지 세대가 주목할 법한 장수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한다. ‘(60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라 가사 이미지는 그야말로 ‘신의 한 수’. SNS에는 몇 마디 문장 대신 ‘못 간다고 전해라’ 사진 하나로 충분히 설명 가능했고, 가수 이애란 연관 검색어엔 ‘못 간다고 전해라’ ‘백세인생’ ‘전해라 짤’이 뜨기 시작했다.

▶2위 ‘심쿵짤’

여심을 흔드는 드라마와 영화가 유독 많았던 2015년. <너를 사랑한 시간> 남자 주인공 이진욱부터 지성(킬미힐미), 하정우(암살), 조정석(오 나의 귀신님), 박서준, 최시원(그녀는 예뻤다), 강동원(검은 사제들), 이제는 <응답하라 1988>의 류준열까지, 이를 보는 여성들은 여자주인공에 빙의하고 싶은 간절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3위 ‘밍무룩’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인 송일국의 세 아들, 대한 민국 만세. 그 중에서도 의기소침한 모습의 ‘밍무룩’(민국+시무룩)은 다양한 패러디를 낳았다.

▶그 밖에…

‘카톡 새해 복주머니’ ‘메르스 낙타’ ‘진짜 사나이’ ‘유병재’ ‘에비츄’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 ‘강균성 땅콩 회항’ 등.

[글 이승연 기자 사진 포토파크, MBC, KBS, tvN, 영화 스틸컷, 앱 스크린 캡쳐, 유튜브]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05호 (15.12.01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티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