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울까봐, 알아서 하니까..부부 5쌍 중 2쌍, 돈 문제 얘기안해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우리나라 부부 5쌍 중 2쌍은 돈 문제에 대해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은퇴준비에 부부간 의사소통은 재무적 목표를 공유하고 함께 실천해 나가는데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25일 은퇴준비와 관련해 부부들이 하기 쉬운 실수들을 분석해 '은퇴에 관한 부부의 7가지 실수'라는 주제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울 및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25~54세 기혼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부 5쌍 중 2쌍은 돈 문제를 거의 상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화를 나누지 않는 이유로는 '한 사람이 알아서 관리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65.8%로 가장 많았고, '서로 감정이 상하거나 다투게 될까봐'라는 응답이 15%로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비은퇴자 10명 중 7명은 은퇴 후 필요한 소득이 얼마인지 계산해 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배우자가 죽고 홀로 남은 뒤 노후생활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응답은 20%에 불과했다.
40~50대 부부 가운데 은퇴 후 삶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는 응답은 32%에 그쳤다. 생애 주기별로 보면 많은 부부들이 자녀의 대학입시 이후 본격적인 은퇴준비에 대해 고민을 시작하지만 이 때는 이미 체계적인 준비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비은퇴 부부가 노후 의료비를 별도로 마련하는 경우도 34%에 불과했다. 특히 '장기 간병기 마련을 위해 특별히 준비하는 것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은 55%로 장기 간병비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지원과 노후준비를 맞바꾸는 것도 은퇴 부부의 주요 실수로 조사됐다. 자녀가 있는 비은퇴자 가구의 67%는 '노후준비가 어렵더라도 자녀를 우선 지원하겠다'고 응답했다. 50대 가구의 경우 최근 10년간 지출한 자녀 교육비가 1억원이 넘는 등 은퇴 준비가 시급한 50대가 자녀 교육비를 가장 많이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은퇴준비를 돈 문제로만 생각하는 것도 큰 실수로 지적됐다. 은퇴 후 생활에는 경제적 문제 뿐 아니라 건강, 대인관계 등 많은 요인들이 미치는데 비은퇴 가구의 생활영역별 은퇴준비 수준을 지수화해 비교한 결과 재무적인 준비가 78.7점으로 잘 돼있는 사람들도 건강 63.7점, 활동 60.1점, 대인관계 65.9점 등 비재무적인 측면의 준비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생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에 대해 언급을 꺼리는 '죽음 회피 문화'로 인해 상속이나 연명 치료 등 의료적 의사결정을 해놓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실제로 5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40대 이상의 성인 중 증여 및 상속에 대해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본 경우는 12.3%에 불과했다.
윤성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은퇴준비는 막연한 계획보다는 은퇴의 현실과 각자의 사정을 고려한 실질적인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배우자와의 대화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junoo5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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