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좌절' 손아섭, 김현수 유탄 때문이라고?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2015. 11. 2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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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섭아, 나 때문이 아니야' 메이저리그 도전의 꿈이 무산된 국가대표 외야수 손아섭(오른쪽)과 미국 진출을 노리는 또 다른 국가대표 외야수 김현수.(자료사진=박종민 기자)
손아섭(롯데)은 김현수(두산)라는 불의의 유탄을 맞은 것일까. 손아섭의 메이저리그(MLB) 진출 좌절이 공교롭게도 27살 동갑내기 프로 1년 선배 김현수와 맞물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 볼티미어 선은 24일 손아섭의 독점 협상권에 대한 비공개 경쟁입찰(포스팅) 결과 MLB 구단의 응찰이 없었다는 소식과 함께 그 배경도 전했다. 포스팅 입찰액, 즉 이적료를 내야 하는 손아섭보다는 완전 FA(자유계약선수)인 김현수가 조금 더 매력적이라는 내용이다.

이 매체는 "손아섭에 대한 포스팅 응찰 구단이 없던 것은 조금 놀랍다"면서 "볼티모어는 또 다른 코너 외야수 김현수에게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김현수는 KBO 리그 10년차 베테랑으로 포스팅 절차 없이 어느 팀과도 협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수의 KBO 리그 성적도 소개했다. 볼티모어 선은 "김현수는 올해 두산에서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28타점을 올렸다"면서 "삼진 63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은 101개를 얻어냈고, 통산으로도 501삼진보다 597볼넷이 많다"고 주목했다. 이어 "신인 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KBO 리그 정상급 타자로 성장했고, 나이도 27살밖에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현수의 또 다른 장점도 부각시켰다. 이 매체는 "볼티모어는 코너 외야수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제이슨 헤이워드, 벤 조브리스트, 알렉스 고든, 덱스터 파울러 등 FA들은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양도해야 하지만 해외 FA인 김현수는 그런 점에서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멀티 능력 아쉬움…日 아오키도 고전"

이렇게만 보면 손아섭은 김현수와 비교 우위에서 밀린 것처럼 보인다. 같은 코너 외야수인 김현수에 매력을 느낀 볼티모어가 손아섭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부 언론의 분석이다. MLB 전체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손아섭의 미국 진출 무산은 김현수 유탄 때문이 아니다.

송재우 MLB 전문 해설위원은 "사실 우리 시각에서는 국내 선수들인 손아섭과 김현수에만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MLB는 훨씬 더 인재풀이 넓고 깊다"고 말했다. 이어 "MLB는 마이너리그뿐 아니라 중남미 선수들까지도 선수 수급 시장이 있다"면서 "한국의 두 외야수만 놓고 영입을 고려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김현수 때문에 손아섭을 포기했다는 해석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그렇다면 손아섭의 실패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송 위원은 "물론 손아섭은 KBO 리그 정상급 타자"라고 전제했다. 이어 "그러나 MLB 구단들은 조금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본 것 같다"면서 "만약 중견수 수비가 된다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손아섭은 코너 외야수로만 뛴 게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강정호(28 · 피츠버그)처럼 유격수는 물론 2, 3루 수비도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 확실한 타격의 우위도 없었다는 의견이다. 송 위원은 "사실 손아섭의 비교 대상인 일본의 아오키 노리치카도 MLB에서 활약은 미미한 편"이라면서 "그런데 손아섭이 아오키보다 낫다고 볼 수 없다면 이런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선수들끼리 MLB 진출 경쟁은 크게 의미가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MLB에서도 통할 수 있는 자신만의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김현수를 비롯해 황재균(롯데)까지 MLB 진출을 노리는 KBO 리그 선수들이 명심해야 할 교훈이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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