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술로 건설된 미국 다리 '200년도 끄떡없어'

2015. 11. 2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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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연구원의 초고성능콘크리트(UHPC) 기술로 제작 이호신 아이오와대 교수, UHPC 기술 전파에 산파 노릇

건설기술연구원의 초고성능콘크리트(UHPC) 기술로 제작

이호신 아이오와대 교수, UHPC 기술 전파에 산파 노릇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 아이오와 주 뷰캐넌 카운티의 페어뱅크 인근에 지난 10일(현지시간),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초고성능콘크리트(UHPC) 기술로 제작된 다리가 들어섰다.

지역 정치인과 아이오와대, 아이오와 주립대 고위 인사, 뷰캐넌 카운티 고위 인사들이 '호크 아이 UHPC 다리'로 이름 붙은 다리의 개통 행사에 참석해 큰 관심을 나타냈다.

다리는 길이 15.8m, 폭 9.8m로 길지 않지만, 미국에서 한국의 UHPC 기술로 건설된 최초의 교각이라는 점에서 언론의 시선을 끌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이 2012년 개발을 완료한 UHPC는 타이어 제작 때 나오는 부산물인 가느다란 강섬유와 아주 가는 모래로 이뤄진 신소재로, 초고강도와 고내구성을 자랑한다.

UHPC는 시멘트와 자갈을 배합해 만드는 기존 콘크리트보다 강도가 8배나 높은 물질로, 미국에서는 2000년부터 상업적으로 이용됐다.

기술 전수에 나선 김병석 KICT 공학자는 지역 신문인 WCF 쿠리어와의 인터뷰에서 "UHPC 기술로 제작된 이 다리는 약 200년 동안 견딜 수 있고 유지비도 거의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반 콘크리트 배합물로 만들었을 때 내구연한이 약 50년에 불과하고 15∼20년마다 보수를 해야 하는 것에 비춰보면 훨씬 경제적이다.

브렌트 퍼레스 아이오와 주립대 교각 공학센터장도 "UHPC는 으뜸가는 재질"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국의 UHPC 기술이 미국 시장에 선을 보이는데 이호신(57·미국명 데이비드 리) 아이오와대학 토목환경공학과 교수가 산파 노릇을 했다.

서울대 토목공학과 출신인 이 교수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과 오스틴 텍사스 대학에서 차례로 석·박사를 따고 1999년부터 아이오와대 강단에 섰다.

2011년에는 제40대 재미과학기술자협회(KSEA) 회장을 역임한 중견 학자다.

현재 출장차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이 교수는 2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 5월 초께 KICT가 뷰캐넌 카운티 다리를 제작하는데 UHPC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고 해 제작에 참가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미국 지방자치단체가 제시하는 기술과 소재의 표준에 맞는지를 검증하고자 UHPC 기술로 실험에 임했고, 표준에 적합하다는 결과를 뷰캐넌 카운티에 전달했다.

한국의 기업이나 연구 기관이 직접 미국 시장에 뛰어들기 어려운 만큼 이 교수가 지자체와의 연결 고리 노릇을 한 셈이다.

이 교수 연구팀의 검증을 거쳐 뷰캐넌 카운티는 건설업자에게 맡기지 않고 자체 설비와 인력을 동원해 6개월 만에 호크 아이 UHPC 다리를 완공했다.

이 교수는 "UHPC의 가격이 비싸 미국에서도 아직은 보편화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건설 현장에서 사용할 신소재로 파악한 연방 기관이 연구소에서 현재 실험 중"이라고 소개했다.

보통 콘크리트보다 UHPC의 값은 비싸지만, 미국 연방도로관리청은 유지·보수비 절감, 낮은 물스밈성, 내구성, 균열 방지 등의 효과가 탁월하다고 홍보했다.

이 교수는 "아이오와를 비롯한 중서부 지방의 지자체는 신소재를 활용한 새로운 건설 기법에 열린 태도를 보인다"면서 "재미 과학자로서 우리의 기술을 미국에 소개하는 '창조경제'에 앞장서 보람을 느끼고 앞으로도 관련 기술을 미국에 알리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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