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느냐, 다시 죽느냐'..내년 소비회복 전망은

이초희 2015. 11. 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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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램은 바램일 뿐, 내년에도 소비회복은 쉽지 않다
가계 처분가능소득 증가 전제돼야지만 돌파구 찾기 쉽지 않아
실질소비 늘고 있지 않아 소비성향 떨어지는 추세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올해 상반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이후 중국 국경절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소비 효과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으로 소비경기가 차츰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도 몇 년만에 매출 두 자릿수 신장을 기록했고 힘들게 살아난 소비 불씨를 이어가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 세일을 진행하는 등 소비살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내년 소비 경기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민간소비가 체감할 수 있을 만큼 개선이 쉽지 않고 가계의 실질소득이 늘지 않고 있어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민간소비는 체감할 수 있을 만큼의 뚜렷한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2011년 이후 저성장의 고착화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증가가 전제돼야 할 것이지만, 내년에도 돌파구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자산효과와 그동안의 낮은 기저효과 등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부진과 설비투자 감소,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 등은 향후 가계 소비성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주택가격이 상승해도 과거처럼 부의 효과로 인한 소비성향 개선이 나타나지 않고 있고 정부의 내수 부양책에도 가계의 실질 소비가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차 연구원은 "그러나, 소비 회복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당장 소비가 좋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가계의 실질소득이 늘지 않고 있어 소비성향은 떨어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최승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메르스 영향에서 탈출 등 한국의 소비가 개선되리란 기대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3분기 가계소득과 소비성향을 보면 한국 가계의 소비체력이 여전히 취약함이 읽혀진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소득은 전년동기 대비 0.7% , 가계지출은 -0.5% 모두 하향세를 기록했다. 평균소비성향 71.5%로 1.0%p 하락했다. 이전소득과 재산소득 중심으로 다소 늘었지만, 지출은 주거비, 담배, 식료, 보건 등 필수소비재 위주로 늘렸고 여타의 지출은 자제된 것으로 평가된다.

최 연구원은 "가계부채, 고령화, 양극화 등 한국 가계의 구조적 취약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은퇴를 앞둔 50대의 가구당 부채비율은 한국 평균대비 약 1.4배에 이르는데, 은퇴 후인 60대의 가구당 소득은 평균대비 약 70%로 축소된다"며 "이로인해 예비적 저축동기가 유발되고 소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빠르게 증가한 가계부채는 주로 상위권 중산층(소득3~4분위)에 의한 것으로 이들의 소비규모 비중이 높다는 측면에서 소비위축 영향이 불가피하고 분석했다.

반면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비경기는 2015년 2분기 메르스 이슈를 제외하면 완만한 회복 추세였는데 내년에도 이런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내수부양의지, 부동산시장 호황, 저물가 및 저금리 기조 지속은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소비가 큰 폭으로 반등하지 못하는 이유는 가계부채 증가, 중산층의 가처분소득 감소, 고령화, 청년실업 같은 구조적인 이유로 단기간에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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