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넥센, 이번엔 진짜? 이번에도 화수분?

황석조 2015. 11. 25.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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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잘 나갔던 넥센에게 위기가 닥쳤다. 투·타핵심 중 핵심인 박병호(29)와 앤디 밴헤켄(36)의 유출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해에도 초반 제기된 위기론을 뛰어넘었던 넥센. 그러나 이번에는 더 심각하다. 과연 내년 시즌 넥센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넥센은 이달 초 우여곡절 끝에 기존의 메인 네이밍 스폰서십인 넥센 타이어와 3년 재계약을 맺었다. 박병호와 조상우(21)는 2015 WBSC 프리미어12에 참여해 좋은 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우승에 기여했다. 넥센의 2선발로서 제몫을 다했던 라이언 피어밴드(30)도 내년 시즌 총액 58만달러에 재계약 했다. 여기까지는 좋은 일.

그러나 24일 넥센 팬들에게 핵폭탄 같은 소식이 터졌다. 지난 4년간 넥센의 에이스 역할을 도맡아 했던 밴헤켄이 일본 프로야구로 이적을 결심했다는 소식. 넥센은 밴헤켄이 필요했지만 그의 강한 일본 이적 의사에 결국 재계약을 포기했다. 후속 보도에 따르면 밴헤켄은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 세이부 라이온즈와 이미 구체적인 협상까지 이뤄진 상태로 알려졌다.

투타핵심 중에 핵심전력이었던 앤디 밴헤켄(왼쪽)과 박병호의 내년 시즌 유출이 불가피하다. 넥센의 다음 시즌이 제대로 된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MK스포츠 DB
밴헤켄의 이적은 넥센에게 치명타다. 그는 4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시즌 20승, 올 시즌 15승을 거두며 넥센 마운드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나이가 많지만 로테이션을 거른 경우도 매우 적었다. 탈삼진 능력도 최상급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위기 때마다 팀을 구해냈다. 타 팀에 비해 선발마운드가 헐거운 것이 고민인 넥센에게 치명적인 상처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마운드에서 밴헤켄이 이적한다면 타자 중엔 박병호가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예상했던 헤어짐이다. 포스팅 입찰을 통해 부동의 4번 타자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팅 금액과 박병호의 의지를 감안했을 때 진출은 유력한 분위기다. 1285만달러의 거금을 넥센에게 안기는 박병호. 그렇지만 그의 빈자리는 당연히 걱정이다.

게다가 아직 자유계약선수(FA)들의 거취가 남았다. 손승락(33), 유한준(34), 이택근(35), 마정길(36)이 그 주인공. 특히 올 시즌 KBO리그 최다안타를 때린 유한준과 마무리투수 손승락의 행선지는 팀 전력에 영향을 미칠 확률이 크다. 현재로서 두 선수 모두 거취가 불분명한 상황. 타 팀 입장에서 시장에 나온다면 두 선수 모두 매력적인 카드다.

내년 시즌 급격한 전력약화가 우려되는 넥센. 이제 또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핵심전력의 외부유출, 새로운 홈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으로의 이사, FA선수와의 계약. 모든 것이 제로베이스다. 눈에 보이는 리스크가 많아진 넥센에게 힘겨운 올 시즌 스토브리그가 예고됐다.

하지만 넥센이기에 다를 것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넥센은 올 시즌에도 전력약화 요소가 많았다. 시즌을 앞두고 팀의 또 다른 핵심선수였던 강정호(28)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게다가 시즌 초반 지난 시즌 타격왕을 자랑하는 서건창(26)이 부상으로 장기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 외에도 선수들의 줄 부상이 시즌 내내 이어졌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뒤 넥센의 순위표는 4위. 물론 지난해에 비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초반 우려를 불식시키며 상위권을 유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넥센의 화수분 야구가 빛을 발휘한 것이다.

김하성(20)이 강정호의 자리를 완벽하게 잇는 차세대 유격수로 깜짝 등장했고 한화에서 이적해온 양훈(29)이 넥센 마운드의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어느새 시즌 중반부터 팀 내 핵심 불펜자원으로 성장한 조상우는 국가대표로서 우승까지 하며 경험까지 장착했다. 이처럼 내년 시즌 또 새로운 대안이 등장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넥센은 25일 일본 가고시마로 떠났던 유망주캠프 참가 선수들이 한 달여간의 훈련을 마치고 귀국한다. 내일의 넥센 주전을 꿈꾸는 유망주들의 기량 상승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 됐다. 더불어 넥센은 메이저리그 출신인 쉐인 스펜서(43)를 기존의 2군 감독 역할인 필드 코디네이터로 선임했다. 넥센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브랜던 나이트(40)도 퓨처스리그 투수코치로 넥센에 돌아온다. 전체적으로 퓨처스 및 육성팀을 메이저리그식 팜처럼 만들어 화수분 야구를 이어가겠다는 넥센의 의지가 반영된 새로운 시스템이다.

이처럼 당장 어려움에 빠진 넥센의 미래. 화수분 야구를 통해 또 다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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