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서의 스윙맨]2차 드래프트, '매의 눈' 가진 구단은 어디였나

이상서 2015. 11. 2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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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이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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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운동 능력은 평균 이하다. 골대 근처에서 그는 좋은 득점원도 아니다. 드리블은 좀더 많은 보완이 필요하며 포인트가드로서 더 발전해야만 한다. 그는 다음 레벨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는 선수다.”

2009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 당시 각 구단의 스카우트가 실제로 쓴 보고서다. 이 선수는 누구일까. 믿기 힘들겠지만 지난 정규 시즌 MVP였으며 팀의 우승을 이끌어낸 주인공이다. 바로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판 커리다. 최근 한 스포츠 브랜드는 이 스카우팅 리포트를 광고에 그대로 차용하며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

<스테픈 커리의 광고 영상. 신인 시절 그에게 내린 냉혹한 평가를 덤덤한 표정으로 부정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아직 알에서 깨지 않은 소년들을 점찍는 아마추어 신인 드래프트는 잭팟과 비슷하다. 아무리 꼼꼼히 관찰한다 하더라도 어차피 불확실성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차 드래프트는 성격이 다르다. 만년유망주에게는 또 한번의 기회를, 노장에게는 또 한번의 젊음을, 잊혀진 신인에게는 또 한번의 도전을 주는 이 제도는 2012년 도입 돼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다. 동시에 이것은 각팀의 스카우트들이 각자의 안목을 뽑낼 찬스이기도 하다. 미완의 대기를 낚아채도록, 또는 뺏기지 않도록 심사숙고에 빠져야 한다. 가장 매의 눈을 과시한 구단은 어디였을까. 또 재미를 못 본 구단은 또 어디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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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어디로? 얼마나? 금액은?

그 동안 총 61명의 선수들이 2차드래프트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NC가 1군 무대에 뛰어든 2012년도에는 27명이, kt가 10번째 구단이 된 2014년도에는 33명이 각각 이동했다. 구단별로는 NC가 이 제도를 통해 10명의 선수를 받아 들이며 최다 영입 구단이 됐다. NC는 1군 진입 첫 해에 7명, 2014년엔 3명을 영입했다.

2위는 당연히(?) 막내 구단인 kt다. 작년에만 8명을 받아 들였다. 신생 구단인만큼, 선수층이 얇은 단점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기존 구단은 거의 엇비슷하다. 롯데와 넥센을 빼고 6개 구단 모두 각각 6명의 선수를 2차 드래프트에서 영입했다. 두 해에 걸쳐 각각 3명씩 영입한 것도 같다. 최소 영입 구단은 넥센이다. 원년 드래프트에 참여하지 않았던 영웅 군단은 작년에만 3명의 선수를 식구로 삼았다. 다소 특이한 구단은 롯데다. 두 차례 모두 참여했음에도 2명씩 총 4명만 영입했다. 롯데의 선택이 옳았을 지는 잠시 후에 알아 보겠다.

가장 많이 선수를 떠나 보낸 구단도 분석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좋은 전력을 가진 팀일수록 많은 선수들을 보냈다. 두산의 선수들이 가장 인기였다. 넥센과 kt를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에서 총 10명의 두산의 피를 수혈했다. 삼성과 넥센이 각각 9명을 기록하며 2위에 랭크됐고, SK와 LG가 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가장 인기가 없던 구단은 어디였을까. 한화다. 달랑 두 명만이 다른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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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9단’ 실속 차린 구단은

롯데의 선택은 옳았다. 심수창, 박동욱, 김성배 등 투수 3명과 타자 1명(이여상)을 영입한 롯데는 마운드를 두텁게 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심수창의 부활은 눈물이 날 정도였다. 2014 2차 드래프트 2라운드 15번째란 순서로 넥센에서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그는 완벽한 회춘 모드에 들어선다. 2013시즌을 통째로 쉬고 그 이전 시즌에도 5패 평균자책점 7.30이란 초라한 성적을 기록한 그였다. 드래프트 당시 서른 셋이란 적지 않은 나이도 그의 재기에 의구심을 보내기에 충분했다.

그런 우려의 시선에 심수창은 부활투로 응수했다. 이적 첫 해, 11경기에 나와 2세이브만을 거둔 그는 이듬 해에 비로소 제 몫을 해낸다. 2015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승 6패 3홀드 5세이브란 준수한 성적을 거둔 것이다. 시즌 내내 개봉한 ‘롯데 시네마’만 아니었어도 몇 승은 더 추가할 수 있었다. 그래도 훌륭했다. 5월 13일 넥센전에서는 1355일만에 승리를 거두는 감격을 누렸고, 같은 달엔 구단이 선정한 월간 MVP에 뽑히기도 했다. 그해 심수창이 소화한 73 ⅓이닝은 2006년에 찍은(당시 LG 소속) 135 ⅔ 이닝 이후로 개인 최다 기록이었다.

2012 드래프트를 통해 한 식구가 된 김성배도 마찬가지다. 2004년 두산에서 데뷔한 뒤 2011년까지 통산 11승 13패 13홀드 4세이브가 전부였던 그는 롯데에서 날개를 활짝 폈다. 2012년 53.1이닝을 던져 3승 4패 14홀드 2세이브를 거두며 롯데의 허리를 책임졌다. 그 해 김성배 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한 롯데 불펜진은 최대성(67⅔) 뿐이다. 이듬 해는 더 눈부셨다. 고정 마무리로서 31세이브를 거두며 롯데의 뒷문을 책임졌다. 이는 롯데 구단 역사상 2012년 김사율이 기록한 34세이브에 이은 이 부문 역대 2위 기록이기도 하다.

그러나 역대 2차 드래프트를 통틀어 최대 월척을 낚은 구단은 따로 있다. 국가대표 에이스를 겨우(?) 2억 원이랑 보상금만 주고 데려온 NC다. NC는 2012 2차 드래프트 2라운드, 그것도 18 순위라는 비교적 낮은 지명으로 두산의 이재학을 선택했다. NC의 결단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사실 그 누구도 이재학이 이렇게 성장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2010년 두산을 통해 프로무대를 밟은 이재학은 존재감이 미미한 선수였다. 그 해 단 23⅓ 이닝 만을 던져 1승 1패 평균자책점 5.01이란 성적을 거둔 게 전부다. 이듬 해는 1군 기록이 아예 없었다. 흙속의 진주를 알아 보는 심미안이 NC에겐 있었던 걸까. 결과적으로 그들의 선택은 100% 옳았다.

2012년 NC맨이 된 이재학은 그 해 퓨처스리그에서 15승 2패 평균자책점 1.55로 최고 투수 반열에 오른다. 팀과 함께 1군 무대에 진입한 2013년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됐다. NC의 토종 에이스 자리를 꿰차며 10승 5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하며 리그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2007년 임태훈(당시 두산) 이후 6년 만에 나온 프로 1년차 고졸 신인왕이다.

소포모어 징크스는 없었다. 이듬 해에 역시 10승을 달성하며 팀을 가을 야구로 이끌었다. 꾸준함을 바탕으로 그 해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금메달까지 따내며 병역 면제까지 받았다. 올해도 역시 10승 성공. 지금 생각해도 NC 스카우트팀이 보여준 신의 한수다. 이재학의 이름을 포털 검색창에 넣으면 첫 번째 연관검색어로 ‘2차 드래프트’가 뜬다. 이 시장에서만큼은 이재학이란 존재는 대박이란 의미에 다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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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를 못 본 구단은 어디일까

KIA의 경우, 뚜렷한 성적을 낸 이는 김민우 뿐이다. 2014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에서 KIA로 몸을 옮겨 실은 김민우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87경기에 출전해 42안타를 날리며 타율 0.251을 기록한 것이다. 물론 전성기 시절이라 할 수 있는 2010 시즌 전후의 모습은 아니다. 그러나 프로 13년차 베테랑인 그로서는 회춘 모드로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시즌 역시 70안타(6홈런)을 때려내며 타율 0.260을 기록했다. 2010년 이후 최고 타율(33경기만 출장한 2013시즌은 제외)이다.

그러나 나머지 5명의 성적은 백지다. 1차 드래프트에서 선택한 백세웅(당시 롯데), 이경록(당시 삼성) 등은 KIA 유니폼을 입은 뒤 단 한 경기도 출장하지 않았다. 특히 1라운드에서 뽑은 김상현(3순위)과 이두환(6순위)의 허전함은 더 했을 터. 김상현(이후 김태영으로 개명)은 2년 통산 5승을 거두는데 그쳤고, 2014년 SK에서 KIA로 넘어온 김준 역시 아쉽다. KIA에서 데뷔시즌은 단 1이닝도 던지지 못했고, 이듬 해 역시 승패 없이 4⅓이닝만을 채운 게 전부다.

두산은 2차 드래프트에서 걸출한 선수를 가장 많이 배출(?)해 낸 팀이다. 이재학과 이혜천(이하 NC행), 김성배(롯데행), 임재철(LG행) 등 제2의 야구인생을 연 선수가 많다. 양으로도 최고다. 두 번의 2차 드래프트에서 총 10명의 선수를 내보냈다. 4연패의 팀 삼성마저 제친 전구단 중 최다 기록이다. 두산의 화수분 야구가 가진 숙명일지도 모르겠다.

반면 들여온 선수는 모두 6명인데, 눈에 띄는 이가 없다. 한화에서 김강을, 롯데에선 양종민과 오장훈을, SK에선 허준혁과 오성민을, LG에선 최영진을 받았다. 먼저 유일한 1라운드 픽업 선수인 허준혁을 보자. 2012년 당시 SK에서 16⅓이닝을 던져 1홀드란 성적을 거둔 허준혁을 두산은 과감히 1라운드 9번째로 선택했다. 두산 첫 해, 허준혁은 승패없이 6⅓이닝만을 소화했다. 이듬 해는 좀더 성장했다. 13차례 선발로 나와 3승 2패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6명 중 최고의 성적이다. 나머지 5명은? 내년을 기약해 보자.

재미를 못본 건 SK도 마찬가지다. 넥센에서 김대유, 김동현, 신현철을, 롯데에서 이정담, 오수호를, 두산에서 유재웅 등 총 6명을 영입했다. 이들의 올시즌 성적은 어땠을까.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작년 김대유만이 9경기에 나와 1패를 거둔 것이 전부다. 특히 2014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라는 높은 순번으로 영입한 신현철이 아쉽다. 작년 60경기에 나와 타율 0.262를 기록하며 희망을 보여줬지만, 올시즌 기록은 전무하다. 물론 이정담, 오수호, 김대유 등 이들 대부분이 1990년 이후에 태어난 젊은 선수들이다. SK의 미래는 이들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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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팀=이상서 기자 coda@joongang.co.kr 데이터=스탯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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