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다언] 경남, 혁신보다 '되돌아 보기'가 필요하다

2015. 11. 25.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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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지난 7월 경남은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당시 박 대표는 "경남FC가 올해 2부 리그로 강등돼 구단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구단주와 이사회를 중심으로 조직과 재정적 안정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이어 "재정적 어려움과 성적부진으로 인해 축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도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마음이 무거우며 앞으로 대표이사로서 풀어 나가야 할 큰 숙제라고 생각한다. 또한 감독을 비롯한 구단 전임직원과 함께 호흡을 맞춰 도민들과 함께하는 축구, 경남축구의 발전을 위해 기업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축구에 대한 열정을 살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팀을 정상화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성적부진은 계속됐고 외국인 선수 계약비리는 터졌다. 모두 박 대표의 잘못은 아니다.

결국 경남은 박치근 대표를 중심으로 지난 24일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성적부진과 외국인 선수 계약비리로 홍역을 앓은 경남은 구단운영 혁신을 위해 기존 36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을 26명으로 줄이고, 국내선수로만 운영하는 한편 올해 70억 원이던 예산을 60억 원으로 줄여 부채를 없애나갈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또 경남은 이사회를 열고 7명의 이사 만장일치로 박성화 감독을 해임했다.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이다. 경남FC는 오는 30일까지 신임 감독을 공모할 예정이다.
 
행보가 굉장히 흥미롭다. 이미 시행하고 있는 것들을 혁신안이라고 발표하면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지역언론에서도 이를 꼬집었다.

지역분산 개최, 도민과 선수단 스킨십 강화, 지역사회 공헌활동 등은 이미 꾸준히 해왔던 일이다. 유명 선수가 없는 가운데서도 경남은 꾸준히 이러한 행보를 이어왔다.

재미있는 것은 박 대표의 이야기다. "클래식에서는 그랬는지 모르지만 챌린지 강등 이후에는 그런 활동이 없었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강등된 것도 아니고 박 대표가 취임한지 꽤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해오던 것들을 혁신방안이라고 내놓은 것을 보면 비단 축구 뿐만 아니라 경남 구단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바로 증명하는 것도 있다. 선수간 규모를 기존보다 10명을 줄이고 예산도 60억 원으로 줄인다는 말이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없이 선수단을 줄이고 예산을 삭감해서 어떻게 행동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없다.

올 시즌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큰 힘을 낸 이들이 있다. 바로 수원FC다. 내셔널리그 소속이던 수원은 2013년 챌린지 출범과 함께 무대를 옮겼다. 수원은 정해진 예산에서 팀을 꾸렸다. 경남이 발표한 60억 원 보다 적은 50억 원이다.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았지만 필요할 때는 돈을 썼다.

구단의 뜻에 대해 감독과 코칭 스태프도 따랐다. 하지만 과감하게 지갑을 열고 스페인 1부리그 출신 시시를 영입했다. 하지만 추가 예산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 결과 순위도 잘 지켰고 승격 플레이오프도 준비중이다.

성적 뿐만 아니라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유소년 육성 및 시민과의 스킨십도 대단하다. 그 결과 수원은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예산을 더 확보했다.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남과 박치근 대표는 별 대책이 없어 보인다. 성적이 좋지 않아 눈치가 보이니 예산을 줄이겠다는 말이다. 하지만 경남은 원래 예산을 스스로 만드는 팀이었다. 부족한 비용은 선수를 키워 타 구단으로 이적 시키면서 벌어 들였다. 그러나 현재 혁신방안에는 그런 사항이 자세하게 나타나 있지 않다. 그저 허리띠만 줄여 보자는 말이다.

설상가상 반 축구 성명도 내놓았다. 챌린지이기 때문에 우수선수 확보도 안되고 광고와 팬 유치도 어렵다는 말이다. 승강제 폐지를 건의해 통합리그를 하자고 프로축구연맹에 건의하겠다고 선언했다.

부족한 예산과 우수선수가 없는 가운데서도 경남은 클래식 잔류를 일궈낸 바 있다. 하지만 팀 운영이 흔들리면서 어려워졌고 결국 강등되고 말았다.

승강제가 만능은 아니지만 이미 실시하고 있는 제도를 구체적인 이유 없이 바꾸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낸 상황이다. 승강제의 취지가 어떻게 퇴색됐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혁신 방안에 자신이 있다면 굳이 꺼내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했다.

취임일성과 다른 이야기를 꺼낸 것은 냉정한 현실을 파악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내용은 특별한 것이 없다. 굳이 대대적으로 발표할 필요는 없었다. 수원도 그렇고 새롭게 참가했던 서울 이랜드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챌린지 뿐만 아니라 K리그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이번 발표는 그저 생떼로 보인다. 경남은 분명 성적을 비롯해 여러가지를 일궈냈던 구단이다. 지금 상태로는 변화의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냉정하게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경남의 축구가 계속되는 한 말이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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