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영공침범 러機 격추.. 'IS 격퇴' 복잡한 양상

2015. 11. 2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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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투르크멘族 공습하던 수호이-24 전투기 1대 격추
러시아 수호이 전투기가 24일(현지시간) 시리아와 터키 국경 근처에서 터키군에 의해 격추돼 화염을 내뿜으며 추락하고 있다(왼쪽). 얼마 뒤 러시아 전투기 추락 현장이 연기로 뒤덮여 있다. 터키 민영 방송국인 하베르투르크 TV가 방영한 화면이다. EPI연합뉴스
러시아 수호이-24 전투기.

터키가 시리아 영내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부에 저항하는 반군을 공격하던 러시아 공군 전투기를 격추시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해관계가 갈린 인접국과 주요 강대국의 개입으로 국제전 양상으로 치달으며 복잡해질 대로 복잡해진 시리아 내전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지구촌의 공적(公敵)처럼 된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러시아와 서방국 간 공동전선 결성이 용이하지 않을 개연성도 커졌다.

터키군은 2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터키 F-16s 전투기가 남부 하타이주 야일르다 영공을 침범한 전투기에 5분 동안 10차례 경고했으나 무시함에 따라 공격했다고 밝혔다. 공격을 받은 러시아 수호이(Su)-24 전투기는 투르크멘족 반군이 장악한 지역인 시리아 북부 라타키아주 야마디 마을에 떨어졌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공군 소속 수호이-24 전투기 1대가 시리아 영토에서 지상 공격을 받아 시리아 상공에서 격추됐다며 영공 침범에 대해 반박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6000m 상공을 날고 있었으며 조종사들은 비상탈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비행 내내 시리아 상공에만 머물렀고 이는 비행 관제 자료에 의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터키 언론들은 공격받은 전투기의 조종사 2명이 비상탈출했으며 1명은 투르크멘 반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추락 당시의 정확한 상황을 놓고 터키와 러시아 간 주장이 엇갈리지만 양측 갈등의 중심에는 시리아 내 터키의 ‘형제 민족’인 투르크멘족이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외신들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군은 며칠 전부터 시리아 북부 라타키아주에서 투르크멘족 거주지역을 향해 지상공격을 펴고 있으며, 러시아군은 항공기를 동원해 이를 지원하고 있었다.

터키는 자국과 언어, 민족적 특성이 같은 투르크멘족을 공격하는 데 대해 여러 차례 경고해 왔다. 터키 외무부는 지난 20일 터키 주재 러시아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투르크멘족 공습에 항의한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의 행동은 투르크멘 마을의 민간인을 공습한 것이며 테러와 싸우는 것이 아니며, 이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터키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지난달 3, 4일 러시아 전투기가 잇따라 터키 남부 하타이주의 영공을 침범하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나토는 이날 터키의 요청에 따라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열린 북대서양이사회(NAC) 특별회의는 나토 동맹국들에 러시아기 격추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나토 본부 관계자는 전했다.

터키가 나토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으로 러시아와 서방국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에 참가해 알아사드 정부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터키와 러시아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국민의 80% 이상이 이슬람 수니파인 터키는 시아파의 분파인 알라위파가 집권층을 형성한 알아사드 정부와 반목해 왔다.

특히 이번 사건은 지중해에 배치된 프랑스의 핵 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함이 IS 공격을 개시하고 미국도 특수부대원을 증파해 러시아와 서방국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민감한 시기에 발생했다. 프랑스 국방부는 샤를 드골함에서 발진한 전투기들이 이라크 라마디와 모술, 시리아 라카 등 IS의 주요 거점 도시에서 석유시설, 신병모집소 등을 폭격했다고 밝혔다. 샤를 드골함에는 피에르 드 빌리에 프랑스군 참모총장이 직접 탑승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지상군 투입 등 IS 격퇴를 위한 적극적인 협력방안을 요청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임세정 기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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