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前 대통령 국가 葬>"나보다 박정희가 먼저 죽을 거요" 김재규와 통화 후 의원직 제명

유현진 기자 2015. 11. 23. 12: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YS의 말말말

“잠시 살기 위해 영원히 죽는 길을 택하지 않겠다”고 말했던 고 김영삼 전 대통령, 그의 어록은 민주화 투쟁과 관련된 내용이 많다. 직설적인 화법과 핵심을 뚫는 비유법으로 항상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가장 유명한 것은 이른바 ‘닭 모가지’ 발언이다. 유신 시절 국회에서 제명되는 등 수난을 겪은 후 1979년 5월 전당대회에서 다시 총재로 선출된 김 전 대통령, 민주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상징적으로 대변했다. “민주주의는 개막하기 시작했고 새벽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새벽을 알리는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민주주의의 새벽은 오고 있습니다”라는 그의 발언은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과 민주화 운동의 동력을 제공했다.

올바른 길로 나갈 때는 거칠 것이 없다는 뜻의 ‘대도무문(大道無門)’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는 또 하나의 명문이다.

1979년 9월 16일 미국 뉴욕타임스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인터뷰를 한 후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전화를 걸어 기사를 취소하라고 종용하자 “나보다 박정희가 먼저 죽을 거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의원직에서 제명되자 “나는 이미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몸을 던졌습니다. 이 수난을 민주회복을 위한 순교로 받아들일 것입니다”고 말했다.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는 1994년 기자회견에서는 지지율 하락 추세에 대해 “지지율이 90%를 넘을 때는 너무 높아서 어지럽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민주국가에서는 반대도 있을 것이니 이제야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라는 위트로 넘겼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도 집권 당시 자주 언급했던 말이다.

1993년 당시 최형우 민자당 사무총장 아들의 대입 부정과 관련해 “우째 이런 일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한 발언은 유행어가 됐다.

지난 2003년 단식 투쟁을 하는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나도 23일간 단식해 봤지만, 굶으면 죽는 것은 확실하다”고 설득하기도 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