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승자 동대문도, 패자 잠실도 불안..불안..불안

2015. 11. 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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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정환(잠실)ㆍ김성훈(동대문) 기자]길고 길었던 면세점 전쟁이 끝났다. 하지만 안으로 들여다 보면 여전히 전쟁을 치르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협력업체 직원들이다. 직원들은 ‘5년짜리 계약직이 됐다’며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한숨만 쉬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할 정도다. 반면 서울 시내면세점이 새롭게 입성하게 될 동대문의 모습은 활력이 넘치고 있다. 인근 상가는 명동처럼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오면서 동대문 상권도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면세점으로 인해 오히려 손님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교차하는 게 사실이다.

이르면 내년 4월 서울 동대문 지역에 신규 면세점이 들어설 예정인 가운데, 지난 19일 면세점 입지로 선정된 두산타워의 여성의류 매장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진열된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동대문은 환영 속 일말의 불안감=“면세점 발표 당일(14일) 오후 6시부터 계속 휴대폰을 쥐고 뉴스만 검색했어요. 어찌나 긴장되고 떨리던지…. 7시쯤에 뉴스가 딱 떴는데 정말 기뻤죠.”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두타)에서 여성의류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정숙(55ㆍ여) 씨는 같은 건물에 면세점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희망이 한껏 부풀어 있었다. 그는 “3년전부터 중국인이 부쩍 늘어났다고 느꼈는데, 이제는 관광객 매출이 전체의 80% 정도(두타 점포 평균 요우커 매출은 56%)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며 “면세점이 들어서면 명동처럼 동대문 전체 상권이 살아날 것 같다”고 했다.

두산이 두타에 면세점을 조성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지난 20일 만나본 동대문 상인들은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면세점 낙수효과로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침체돼 가던 상권에 새 변화와 활력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두타가 문을 연 99년부터 숙녀복 매장을 운영해왔다는 양영희(55ㆍ여) 씨는 “동대문은 연예인이 한번 옷입고 나오면 다음날 바로 그 제품이 만들어져 나오는 패스트패션의 중심지로, 덕분에 요우커 매출이 많이 늘었지만 저가 이미지가 굳어져 외면받게 된 부분도 있다”며 “면세점이 오면 고객층도 고급화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면세점으로 인해 오히려 손님을 빼앗기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공존한다. 익명을 요구한 두타 상인은 “관광객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중간층을 건너뛴 채 면세점까지 올라가 버리면 ‘뭘 사야겠다’고 딱 정해놓은 것이 없는 한, 세금 혜택도 떨어지는 여기까지 들러줄 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다른 밀리오레 상인은 “두산 면세점은 9개층에 들어선다는데 관광객이 둘러보는 데 1층 당 30분만 잡아도 4시간이 넘게 걸린다”며 “쇼핑에 주어지는 시간이 2~3시간일텐데 거기만 보고 가버릴 것 같다”고 했다.

두산은 주변 상인들의 이같은 의구심을 지우기 위해 ‘상생형 면세점’을 꾸려 주변 상권에도 시너지가 나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 3년간 영업이익의 4.2%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한 것 이외에 구체적인 액션플랜은 보이지 않지만, 동대문 지역의 3만5000개 상업시설과 20만 지역상인 및 주변 관광시설에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에는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을 출범하기도 했다.

두산 관계자는 “앞으로 동대문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 아닌, 지역 상권과 협력업체가 스스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지원을 할 것”이라고 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 근무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은 롯데 측에서 고용안정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사진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잠실은 “불안해서 일손 안잡혀요”=“직원들이 모이면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얘기만 나눕니다. 일은 거의 손에 잡히지 않아요. 두산이나 신세계에서 인력을 뽑는다고는 하는데 우리 브랜드가 들어갈 지도 잘모르겠고….”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 근무하고 있는 매장 직원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이처럼 말을 흐렸다.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이곳은 이번 면세점 대전에서 시내면세점 운영권을 지키지 못한 곳이다. 사업권 지키기에 실패하면서 올해 말로 만료되는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고 점포를 폐점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로선 ‘아픈 상처’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 근무하는 롯데면세점 직원들과 브랜드 매니저 등 협력사 직원 1300명도 좌불안석이기는 마찬가지다.

현장을 직접 방문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겉으로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잠시 쉬는 시간에는 직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주고 받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매장에서 만난 잡화브랜드 매니저는 “롯데 측에서 협력사 직원인 1150명을 다 고용하겠다는 얘기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면서도 “여기 있는 브랜드 소속 직원들은 다 면세점에 근무하려고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전원이 면세점으로 들어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겠냐”고 불안해 했다.

실제 롯데면세점 소속의 직원 150명을 제외하고 브랜드 소속 직원이나 용역업체 직원들 1150명이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 브랜드에서 파견된 직원들은 월드타워점 폐쇄와 함께 모두 철수하게 된다.

이름이 있는 브랜드의 경우에는 두산이나 신세계 등지로 옮겨갈 수도 있겠지만 에이전시를 통해 들어온 중소 브랜드의 경우에는 새롭게 생긴 면세점으로 옮기는 것도 장담할 수 없다. 두산이나 신세계에서 그 브랜드를 입점시키지 않으면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될 수도 있기때문이다.

잡화매장에서 만난 직원은 “월드타워점이 이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중인데 폐쇄는 생각도 못했다”며 “5년짜리 계약직으로 전략한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말은 안하고 있지만 현재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직원들이 꽤 있다”며 “신세계의 경우 4월에 오픈한다고 하니 벌써 늦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고 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소공점과 코엑스점 확장을 통해 월드타워점 브랜드를 흡수하려고 한다”며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용역직원들의 고용안정도 최대한 보장하려고 한다”고 했다.

월드몰에 입점한 업체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월드몰에 입점한 의류브랜드 매장 직원은 “월드몰이 온갖 어려움을 겪다가 이제야 조금씩 정상화가 돼가고 있는 중인데 면세점 탈락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며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의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그래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paq@heraldcorp.comㆍ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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