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우승] 현실이 된 박항서 감독의 바람, '좋은 추억'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2015. 11. 2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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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마지막 여행을 가는 기분이다.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지난 10월,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시즌을 두고 박항서 상주상무 감독은 이렇게 표현했다. 이유 있는 표현이었다. 군(軍)팀인 상주는 선수들에게 ‘거쳐 가는’ 팀이었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 상주에서 겪은 일련의 과정들은 그저 군 생활의 추억으로만 남을 뿐이었다.

박항서 감독도 “어차피 다 소속팀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상주 감독으로서 짊어질 수밖에 없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다만 그러면서도 그는 “선수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설령 거쳐 가는 팀일지언정, 제자들과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리고 박항서 감독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지난 라운드에서 이미 모든 리그 일정을 마쳤던 상주는 2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5 44라운드에서 대구FC가 부천FC와 1-1로 비기면서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앞서 20승7무13패(승점67), 77득점-57실점(득실차+20)을 기록한 상주는 대구와 승점과 득실차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상대보다 10골 앞서며 극적으로 정상에 오르게 됐다.

동시에 다음 시즌 K리그 클래식 승격에도 성공했다. 2012년 강등을 시작으로 2013년 승격, 2014년 강등, 2015년 승격 등 매 시즌마다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던 역사도 이어가게 됐다.

특히 올 시즌은 여러 악재들을 극복하고 정상에 섰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값졌다. 시즌 내내 이어진 주축 선수들의 부상, 군팀 특성상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던 선수 수급, 그리고 시즌 중 세계군인선수권대회 참가와 10월 선수들의 대거 전역 등을 극복한 우승이었다.

물론 시즌 중반 부침을 겪은데다가, 대구 등 경쟁팀들의 리그 막판 부진이 맞물린 우승이기는 했다. 다만 여러 악재 속에서도 상주는 시즌 내내 가장 굳건하게 선두권을 유지한 팀이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올 시즌 상주의 행보는 의미가 있었고,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까지 얻게 됐다.

덕분에 박항서 감독의 간절했던 바람 역시 더없이 값진 결실로 이어지게 됐다. 10월 전역자들은 물론, 함께 우승을 일궈낸 현역 선수 등 박항서 감독과 시즌 내내 동고동락한 선수들과 값진 추억을 만든 까닭이다. 현실이 된 박항서 감독의 바람과 함께, 상주도 더없이 값진 여행을 마무리하게 됐다.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holic@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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