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vs. 정용진 "제대로 붙는다"..명동 면세점 大戰

이연춘 2015. 11. 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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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상권 두고 백화점-아웃렛 이어 면세점 大戰

【서울=뉴시스】이연춘 기자 = 유통명가 롯데(신동빈)와 신세계(정용진)의 자존심 대결이 또 한번 도심을 달군다.

숙원사업이던 서울 시내면세점 입성에 성공한 정용진 부회장은 맞수 롯데와 명동 상권을 두고 '소리없는 전쟁'을 치르게 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과 정 부회장은 유커(중국인 관광객) 1번지 명동서 면세점 혈투를 벌인다.

그동안 명동을 방문하는 유커는 사실상 롯데면세점 본점(소공점)이 장악했다. 그러나 지난 14일 관세청이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신세계를 선정하면서 유커가 가장 많이 몰리는 명동 쟁탈전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그동안 면세점 부문에서 롯데는 '부동의 1위'였다. 국내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는 명동상권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면세점 사업에서 몸집을 키웠다.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서울 시내 면세점 2라운드에서 신세계 한자리를 차지하면서 롯데와 정면으로 맞짱을 뜰 수 있게 됐다.

신세계는 이르면 내년 4월말, 늦어도 5월 중 시내 면세점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시내면세점을 최대한 빨리 오픈해야 경제효과 및 고용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브랜드 유치, 매장 리뉴얼 등 면세점 구성을 위한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새로 오픈할 시내면세점의 경우 최소 3000명 이상의 인력수요가 예상된다"며 "신세계디에프 본사 및 면세사업장 인력에 대한 직접 채용은 물론 입점브랜드들과의 협의를 통해 기존 특허사업장에서 근무했던 협력사원들이 신세계 면세점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대한 수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존 사업자의 특허 유예기간을 감안해 채용시점은 탄력적으로 운영하되 면세점 오픈에 문제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2012년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 2006년 월마트코리아 사업장 인수 당시에도 100% 고용 승계를 진행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디에프 역시 고용승계 등 그동안 사업계획서와 간담회 등을 통해 약속한 사업계획을 성실히 이행할 예정"이라며 "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철학과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시내면세점 사업이 '사업보국'과 '청년채용'에 대한 신세계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신세계만이 만들 수 있는 차별화된 시내면세점을 구현해 국가경제와 지역사회에 이바지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신 회장은 이번 면세점 사업권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집안 싸움으로 인해 면세점 사업권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롯데는 연 매출 4800억원 규모의 월드타워점 특허를 잃었다. 즉 롯데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롯데는 5000억원에 가까운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게다가 롯데는 월드타워점을 제2롯데월드와 연계해 더 키울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특허를 상실하면서 이 같은 롯데의 계획은 무산됐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터지면서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인식이 국민들에게 확산됐으며 롯데 면세점의 독과점 문제도 불거졌다. 면세점 특허권 심사를 맡은 인사들도 일반 국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평가에 이 같은 정서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롯데그룹 측은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와 관련, "이번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끊임없는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머리숙여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특히 지난 35년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면세기업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모든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은 전 임직원들에게 감사와 함께 송구하다"며 "더불어 심사를 위해 오랜 기간 수고해주신 심사위원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최근 신격호 총괄회장의 93번째 생일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소공동 롯데호텔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상상 못한 일이 일어났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면세점은 협력업체 포함 3000명을 고용하는데, 무엇보다 그분들에 대한 고용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7월 신규사업자로 선정된 곳과 달리 신세계는 유통업계 강자로 이번 시내면세점 선정으로 많은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며 "반대로 롯데는 월드타워점을 잃은 것과 함께 자신들의 근거지인 명동 상권에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타격이 클 것"이라고 내다 봤다.

lyc@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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