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전 용사들 훈장 받을 자격 있다"

김광수 2015. 11. 1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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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연평도 포격 5년 앞두고 유낙준 전 해병대사령관 첫 인터뷰

“대응사격 지시하면서 내가 죽을 수도 있겠다 싶어”

유낙준 전 해병대사령관은 15일 “국방부가 당장 연평도 포격전의 용사들에게 훈장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유 전 사령관은 연평도 포격 5년(23일)을 앞두고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그 동안 상주(喪主)라는 심정에서 말을 아꼈지만 더 늦기 전에 우리 애들(해병대)이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연평도 포격은 일방적인 북한의 도발이 아니라 우리가 용감하게 맞서 싸운 전투”라고 강조했다.

유낙준 전 해병대사령관이 연평도 포격 5년(23일)을 앞두고 15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연평도 포격전의 용사들이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 전 사령관이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것은 처음이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_국방부의 공식 명칭은 여전히 연평도 포격도발이다.

“도발이 아니라 ‘연평도 포격전’이다. 도발에는 우리의 대응이 포함돼 있지 않다. 일방적으로 맞기만 한 것으로 비친다. 반면 포격전은 쌍방이 주고 받았다는 의미다. 현역 때는 물론이고 전역 후에도 여러 차례 보고 했는데 위에서 그렇게(명칭 변경을) 허용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_군 지휘부가 수용하지 않는 이유는.

“전략적인 차원에서 여러 가지 고려가 있었을 것이다. 해병대가 K-9자주포로 두 차례 대응사격을 할 때까지만 포격 상황으로 본 것 같다. (공군이나 해군에서) 그 이상은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 대원들에게도 포상을 안 해준 것 아니겠나.”

_포격 당시 공군 전투기가 북한 지역을 타격하지 않았는데.

“전투기가 그렇게 안 한 것은 어쨌든 잘한 일이다. 우리가 5개를 맞았는데 10개를 때리려고 달려들면 연평도에 있는 주민들과 군인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_왜 합참에 지원전력을 요청하지 않았나.

“일단 포를 쏘는 게 중요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연평도에 있는 K-9자주포로 대응사격을 하는 것밖에 없었다. 연평부대에 K-9자주포가 6문에 불과했는데 하나는 불발탄이 박히고 두 개는 파편에 맞아 전기선이 끊겼다. 전투기나 함정지원은 우리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었다. 안타까운 부분이다.”

_대응사격 지시할 때의 상황은.

“포항 1사단에서 현장지도를 하고 있었다. 유선으로 상황을 보고 받고 사격준비를 시킨 뒤에 ‘쏴’라고 딱 한마디 했다. 당시 내가 굉장히 큰 소리를 냈다고 나중에 참모들한테 들었다.”

_결정을 주저하지는 않았나.

“보고 받고 사격까지 2분 정도 걸렸을까. 그 사이의 갈등이란. 사격하고 나면 내가 죽을 수도 살 수도 있겠다 싶었다. 6ㆍ25때 한강대교 폭파한 공병감이 사형당했다는 말이 떠올랐다. 옆에 죽 늘어서 있는 참모들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사격명령은 내 권한이었다.”

_연평부대원들이 아직 포상을 제대로 못 받았다.

“전투에 참가했던 16명이 다쳤다. 그런데 달랑 국방부장관 표창 2명이 전부다. 나도 그게 의문이다. 왜 안 주는지. 장관표창은 평시에도 받을 수 있는데 훈장을 줘야 한다. 내가 살아있는 한 당시 지휘관으로서 전투에 참가했던 애들에게 이건 꼭 해주고 싶다.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

_늦었지만 16일 고 서정우 하사, 문광욱 일병의 합동묘역을 조성한다.

“합동묘역을 왜 할까요. (해군의)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 9월에 묘역 조성했다. 그런데 우리(해병대)는 두 사람 묘역이 따로 있어 나중에 문제가 생길 것 같으니까 한 것 아니겠나. 역사는 정확히 기록하고 정당한 평가를 해줘야 한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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