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안된다고 말한지 두 달 지났는데.." 안철수의 고민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 동아일보 DB |
당 혁신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온 안철수 의원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당초 ‘낡은 진보’ 청산, 당 부정부패 척결, 인재영입 등 3가지 혁신안을 강조했지만 문 대표로부터 답이 없자 더 이상 목소리를 높여봤자 소용이 있겠냐는 분위기다.
안 의원은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간만 가고 있고 (문 대표가) 구체적인 혁신에 대한 행동이 없고 통합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공천에 대한 것만 밀어붙이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문 대표는 ‘문안박 연대’(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먼저 출범시키자고 하지만 안 의원은 “(3명이 손잡으면 될 거라는) 문제인식이 너무 안이하다”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문 대표와 박 시장이 먼저 연대하며 안 의원을 압박하더라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안 의원은 당초 이날 낡은 진보 청산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어 추가적인 메시지를 내려고 했다. 당내 486 운동권을 향해 “혁신의 경쟁 대열에 참여하면 어떻겠냐”고 촉구하려고 했다.
하지만 혁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안 의원은 더 이상 야당이 내년 총선 승리와 내후년 정권교체의 희망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더 이상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가 어렵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반대 여론은 높지만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10·28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점이 감안됐다는 것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13일 1박 2일로 안 의원 측근과 지지자들과 워크숍을 진행했다”며 “지방 민심을 들은 뒤에 이번 주 중 특단의 조치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문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식으로 개인을 향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측근들의 탈당 조언에 대해 안 의원 측은 “탈당은 명분이 없다”며 “혁신을 위해 (안 의원이) 내려놓을 것이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이 혁신을 요구하기 위해 자신의 불출마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박영선 민병두 의원 등이 참여하는 통합행동에서 문 대표와 안 의원의 화합을 촉구한 것에 대해 안 의원 측 관계자는 “낡은 진보를 청산하자고 이야기했더니 문 대표는 ‘새누리당 논리’라고 지적했다”며 “생각이 다른 게 확인이 됐는데 문 대표와 안 의원의 연대가 가능하겠냐”라고 반문했다.
황형준 기자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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