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물고기 줄기세포를 '대리모'에 이식해 복원
생물자원관, '이종 어류 이식기술' 개발…멸종위기종 복원 추진
(세종=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냉동 어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대리모' 물고기에 이식해 해당 어류의 새끼를 얻는 기술이 개발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냉동 무지개송어의 정원줄기세포를 산천어의 복강에 이식해 송어 치어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자원관은 이같은 '어류 이종(異種)간 이식기술'을 활용해 멸종위기 어류의 종 복원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이 기술은 자원관의 이승기 연구사(박사)가 일본 도쿄해양대학에서 2010년부터 5년간 수행한 '어류 정원줄기세포' 연구릍 통해 얻은 결과물이다. 정원줄기세포는 정소 내에서 정자를 만드는 세포다.
연구진은 무지개송어 357마리를 영하 80도의 냉동고에서 1년간 보관했다. 1년 후 송어를 해동시켜 정소를 적출해 정원줄기세포를 확보했다.
이어 줄기세포를 산천어의 복강에 이식해 수정시켜 무지개송어의 치어가 태어났다.
무지개송어는 미국 알래스카에서 캘리포니아에 이르는 지역이 원산지인 연어과의 물고기다. 맛이 좋아 세계 각지에서 양식한다.
무지개송어와 산천어는 생물 계통상 같은 과(科)에 속하고, 산천어는 부화가 쉬워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11월 2일자에 게재됐다. 이승기 연구사는 제1저자로 소개됐다.
이 연구사는 "이번 기술을 응용하면 냉동 어류만으로 다른 종의 배를 빌려 필요할 때 종 복원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에 따른 유전자변형생물체와 달리 종의 유전정보를 보존·이식·재생해 유전적으로 완전한 개체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기술을 모든 어류에 확대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면서도 "앞으로 추가 심화연구를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자원관은 설명했다.
자원관은 올해 말부터 퉁사리, 흰수마자 등 멸종위기 야생어류의 복원을 추진하면서 이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무지개송어를 이용한 종 복원과정 모식도>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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