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북한이 '따돌림'받는 이유는

박수찬 2015. 11. 1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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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사진=노동신문

오랜 기간 북한의 우방인 우간다가 새마을운동을 통해 경제개발을 추진하는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북한과 거리를 두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 달 말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는 ‘제3회 우간다 새마을운동 지도자대회’가 열렸다. 이 행사에 에드워드 쎄칸디(Edward Ssekandi) 우간다 부통령과 박종대 우간다 주재 한국대사가 참석했다.

쎄칸디 부통령은 “우간다는 한국과 돈독한 관계를 갖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간다는 한국의 경제개발 모델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마을운동은 1970년 초에 한국 농촌의 현대화를 위해 범국가적으로 시행된 운동이다. 우간다에서는 7년 전부터 새마을운동이 시작됐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지난 2013년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경제개발 비결에 깊은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지난 1963년 북한과 수교를 맺은 우간다는 북한으로부터 군사 및 경찰훈련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북한 인민보안부와 우간다 경찰은 태권도 등 무술 훈련 지원에 대한 상호협력협정을 체결하였으며, 북한 건설 인력들이 우간다에 파견돼 수도 캄팔라의 주택난을 해소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는 현지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우간다 대통령이 국제 김일성상 수상을 거부하는 등 북한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을 ‘독자적인 개발을 바탕으로 국가의 평화와 번영을 이뤘다’며 국제 김일성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우간다 정부는 선정 한 달만인 지난해 11월 북한 당국에 수상 거부 의사를 통보하면서 1년이 지나도록 시상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명경철 우간다 주재 북한 대사는 “국제 김일성상은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 부담 갖지 말고 받으라”며 수상을 독촉하고 있지만, 우간다 정부는 계속 거부하고 있다고 튀니지 일간 ‘알마그레브’가 최근 전했다.

국제 김일성상은 1993년 북한이 김일성 주석을 국제적 지도자로 부각시키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샘 누조마 나미비아 대통령(2008), 노로돔 시아누크 캄보디아 국왕(2012) 등이 수상했다.

이같은 기류는 우간다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보츠와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인권탄압 등을 이유로 단교를 선언했고,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도 국교는 유지하지만 포괄적 협력에는 소극적이다.

과거 북한은 1960년대부터 아프리카에 공을 들여왔다. 농기계는 물론 탱크와 소총 등 무기를 공급하며 제3세계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했다. 이와 함께 의사와 군사고문단을 보내 현지 인력을 훈련시켰다.

하지만 한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인권탄압 등이 외신에 보도되면서 경제적인 실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오공단 선임연구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아프리카인들의 인식이 굉장히 좋아졌고, 에티오피아보다 못 살던 나라가 일본을 따라잡을 만큼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뤄낸 방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휴대폰 가입자 증가와 인터넷, SNS의 발달로 아프리카인들이 한국과 북한의 사정을 잘 알 수 있게 되었다고 오 연구원은 말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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