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평양] 2인자 없는 北엔 '진정한 충성'도 없다

서재준 기자 2015. 11. 1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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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식 공포 정치' 통제 효율 높으나 지속성 떨어져 '빨치산 혁명 1세대'의 교훈은 강압 아닌 충성

[편집자 주] 북한의 수도인 평양은 서울에서 약 200km가량 북쪽에 위치해 있다. 차로 달리면 3시간 가량이면 도달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다.

그렇지만 남한 사람들 중 "평양은 어떤 곳인가"라는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역시 많지 않을 것이다. 남북 간 정보의 단절은 분단 70년 동안 전혀 이어지지 않고 있다.

평양의 일상생활부터 북한 김씨 일가 통치에 숨겨진 방정식 까지 그간 쉽게 들여다보지 못했던 북한의 이모저모를 보여주는 돋보기가 됐으면 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노동신문) 2015.8.6/뉴스1 © News1 조희연 기자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한때 북한의 2인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징계를 받고 보직에서 해임됐다는 '유력한 첩보'가 전해졌습니다.

첩보가 사실이라면 최룡해는 현재 평양을 떠나 지방의 협동농장에서 북한식 사상재교육인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집권 후 두드러진 김정은의 엘리트에 간부들에 대한 통제수단은 이같은 '공포정치'입니다.

과거 남한을 방문해서도 거침없는 위세를 뽐냈던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조카에 눈 밖에 나 처형을 당했고 군 최고위급 지휘관 중 하나인 인민무력부장을 맡던 현영철은 공개적으로 총살을 당했습니다.

김정은의 치적 사업인 대규모 건설을 총괄한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도 평양국제공항 건설에서의 실수로 평양을 떠나 농장원 생활을 하다 최근 간신히 복귀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김정은의 통치 방식에 대한 평가와 분석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김정은이 권력 안정기에 접어들어 자신감있게 엘리트들에 대한 강경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 반면 선대부터 활동한 고위 간부들에 대한 정치적 처벌이 오히려 불안한 김 제1비서의 현재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어느쪽이든 북한 간부들의 입장에서는 '나도 언제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는 수준일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간부들이 김정은에게 보여주고 있는 충성심이 과연 얼마나 진실된 것인지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공포정치는 북한이라는 독재 체제에선 단기간에 분명한 효과를 내는 강력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일 것입니다.

그러나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댄다'는 속담이 있듯이 이같은 통치 방식은 오히려 저항세력을 등장시킬 가능성을 높게 만든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물론 우리가 알 수 없는 여러 속사정이 있겠지만, 외부에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비난의 시선을 가중시키는 것도 악재입니다.

선대들도 엘리트들에 대한 숙청 등의 강압적 방식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들어 보여지는 빈도와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최근 북한은 리을설이라는 '항일 빨치산 1세대'의 원로 인사를 떠나보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리을설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모두 충성한 '제일충신, 혁명전우, 참다운 혁명전사'로 '빛나게 생을 마무리했다'고 칭송했습니다.

94세의 노인이 3대에 걸친 독재에 충성을 다 할 수 있었던 그 마음에는 정말 공포와 나약함, 세뇌 등의 비정상적 요인만 작용했을까요? 김정은도 그런 고민을 할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seoji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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