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중정을 품은 보석집 (Casa de La Jolla)

취재 김연정 글 정재헌 사진 박영채 2015. 11. 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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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시선

평범한 대지 위에 놓여있지만, 집은 멀리서도 빛이 난다. 부족함 없이 채워 넣은 보석함처럼, 가족에게 너무도 소중한 '보석집'이다.

[HOUSE PLAN]

미국샌디에이고(San Diego) 근처, 라 호야(La Joya)에 있는 루이스 칸 연구소를 답사하고 온 후, 젊은 부부는 어린 딸과 장차 태어날 아이를 위해 주택 설계를 의뢰했다.

70평 규모의 집터는 거대 인프라와 만나는 도시의 끝 부분에 있다. 그래서 집터에서 바라다보이는 풍경은 주변과 사뭇 대조적이다. 작은 집들이 모인 남서쪽은 친근한 근경을 만들고, 시야가 열린 남동쪽은 도시를 가로지르는 경부고속도로와 집 높이의 방음벽, 그 너머로 높게 솟은 열병합발전소가 있다. 그 사이로 먼 산의 풍경이 들어와 원경이 드넓게 펼쳐진다.

도시 인프라가 만든 거대 풍경과 속도를 만나는 집이라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받는 내밀하고 내향적인 중정형 집이 유효하리라 생각했다. 따라서 집은 대지의 경계선을 따라 만들어진 이형의 볼륨으로 7×7m 크기의 정사각형 마당을 품고 있다. 이는 땅을 효율적으로 쓰고 집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다.

마당은 단순히 매스에 대한 빈 공간이나 채우고 남는 여백이 아니라 그 반대이다.

우선, 마당이 자리 잡고 남겨진 부분에 채나 볼륨을 놓는다. 집은 가로나 옆집으로 닫히고 마당으로 열려 있다. 모든 움직임과 동선은 마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실내공간과 외부 마당은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 더 다양하고 넓게 인식된다.

채로 둘러쳐진 내향적인 마당에 풍부한 빛을 들이고, 외부와의 소통과 근•원경이 교차하는 풍경을 만들어 갑갑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동쪽과 남쪽을 열었다. 이렇게 낮추어지고 열린 곳은 안방 앞의 2층 테라스이고 외부 창고가 되었다.

집이 완성되고, 가족이 보석처럼 아름답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그 이름을 '보석집(Casa de La Jolla)'이라 붙였다. 결국 집은 아름다운 삶을 담는 보석함이다.

정재헌 건축가

성균관대학교와 파리 벨빌국립건축대학을 졸업했다. 1998년 이엔건축을 개소했고, 현재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이다. 2005년 서울시건축상(제로원디자인센터), 2006년 건축가협회상(우리노인병원 및 우리너싱홈), 2009년 경기도건축상(동백집), 2011년 부산다운건축상(오륙도가원), 2012년 건축가협회상(판교요철동)을 수상했으며, 2015년 도천라일락집으로 서울시건축상 대상을 수상했다. 02-576-2753, www.jeongjaehe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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