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복도에서 스트레칭, 미숙한 운영 눈쌀

장강훈 2015. 11.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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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대표팀 선수들이 11일 대만 타오위안 경기장에서 열린 도미니카와의 경기를 앞두고 더그아웃 뒤편 복도에서 몸을 풀고 있다./ 타오위안(타이베이)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타오위안=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동대문운동장이네.”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주최측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의 미숙한 대회 진행으로 한국은 11일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를 앞두고 더그아웃 뒤편 복도에서 워밍업을 실시했다. 선수들은 “동대문구장에서 전국대회를 할 때 기억이 난다”며 냉소를 지었다. 명색이 국가대표 최정예팀인데 대만에서 치르는 첫 경기부터 기분이 상한 것이다. 이날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장원준은 하마터면 사이드 피칭도 못하고 마운드에 오를 뻔 했다. 타오위안에 내린 비로, 오후 1시(한국시간)부터 시작한 미국과 베네수엘라전이 세 시간 가량 지연됐기 때문이다. 경기 지연 상황에 조직위가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숙소를 떠났지만, 선수들이 도착했을 때 8회초 베네수엘라 공격이 진행 중이었다. 주최측은 한국의 경기를 늦게 시작하겠다는 결정도 내리지 못해 선수들이 차가운 복도에서 러닝도 못한채 스트레칭만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순철 타격코치는 “베네수엘라측이 양보해준 덕에 더그아웃 옆에 설치된 실내 훈련장에서 간단한 토스 배팅 정도는 할 수 있을 듯 하다”며 선수단을 달랬다.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스트레칭을 한 뒤 1루 더그아웃으로 온 장원준은 “어떻게 던져야 할지 모르겠다”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마침 구장에 도착한 도미니카 선수들이 3루가 아닌 1루 더그아웃 뒤편으로 걸어왔다. 도미니카가 쓰기로 한 3루 더그아웃은 미국 대표팀이 경기를 치르고 있어 이용이 불가능했다. 훈련할 곳을 찾아다니다 1루쪽으로 걸어왔는데, 한국 대표팀이 몸을 풀고있자 황당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미국의 9회말 공격이 시작되자 조직위 관계자가 아닌 기술위원회 관계자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직원에게 “경기 끝나는 시간을 기준으로 한국과 도미니카전 시작 시간을 변경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 때가 오후 5시 30분 경. KBO 관계자는 복도에서 스트레칭을 하던 선수들에게 “오후 6시 45분 전에 경기가 끝나면 7시 30분에, 그 이후에 끝나면 8시에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약 10분 가량이 지난 뒤 “경기를 7시 50분에 시작하기로 했다”는 결정사항이 공지됐다. 결국 7시 55분에 플레이볼이 선언됐다. 차분하게 등판을 준비하던 장원준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주장 정근우는 “도대체 경기 시간을 몇 번 바꾸는 것인가”라며 볼멘 표정을 지었다.

지난 8일 일본 대표팀에 0-5로 완패를 당한 한국은 대만에서 치르는 첫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완벽한 컨디션으로 그라운드에 나서야 하는 경기에서 시작도 하기 전에 진이 빠져버린 것이다. 한 시간 가량 시간을 번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가볍게 캐치볼을 하며 몸을 풀었다. 반대쪽(좌익수쪽)에서는 같은 시간에 도미니카 대표팀이 워밍업을 시작했다. 프리미어12 대만시리즈는 대회 시작부터 매우 좋지 않은 첫 인상을 남겼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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