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떠나는 길, '세리머니'로 비춰준 윤주태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2015. 11. 8. 06: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FC서울과 수원삼성이 격돌한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경기장 센터서클에는 차두리의 얼굴을 그린 현수막이 넓게 펼쳐졌고, 관중들에게는 차두리 은퇴 기념 클래퍼가 제공됐다. 전반 5분 차두리의 은퇴를 기념하는 팬들의 기립박수까지 이어진 뒤 하프타임에는 공식 은퇴식까지 진행되면서, 이날 경기는 슈퍼매치라기보다는 '차두리 은퇴식'이라는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장에 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떠나는 차두리 대신 다른 선수가 경기장을 뒤흔들기 시작한 까닭이다. 주인공은 서울의 공격수 윤주태(25)였다.

이날 윤주태는 팀의 선발 공격수로 출전했다. 그간 서울의 '조커'로 활약해온 그의 깜짝 선발이었다. 주포인 아드리아노가 누적경고 3회로 결장하자 최 감독이 고심 끝에 꺼내든 카드였다. 약 4개월 만에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은 윤주태는 슈퍼매치라는 부담감 속에 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윤주태는 날아올랐다. 역대 슈퍼매치에서 전무후무한 4골을 터뜨렸다. 후반 40분 교체아웃 될 때까지 홀로 8개의 슈팅을 책임지는 등 경기 내내 자신의 존재감을 떨쳤다. 서울의 승리를 이끈 일등공신이라는 표현을 넘어, 단 1경기만으로 K리그판을 흔들 만큼의 존재감을 알렸다.

첫 골은 전반 28분에 나왔다. 상대의 수비 실수를 가로챈 윤주태는 골키퍼까지 제치는 여유 속에 0의 균형을 깨트렸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그는 상대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추가골을 터뜨렸다. 각각 왼발과 오른발로 터뜨린 골이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10분에는 페널티 박스 우측 구석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하더니, 7분 뒤에는 골문 왼쪽에서 찬 왼발 슈팅으로 자신의 4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환상적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은 4골이었다.

다만 윤주태는 더없이 기뻤을 4골에 홀로 심취하지 않았다. 그는 골을 터뜨릴 때마다 차두리를 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윤주태는 골을 넣은 직후마다 손가락을 모두 펼쳐 보이면서 차두리의 등번호(5)를 그렸다.

뿐만 아니라 전반에 터뜨린 2골은 하프타임에 진행된 차두리 은퇴식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고, 결과적으로 슈퍼매치 승리까지 이끌면서 윤주태는 차두리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축구화를 벗을 수 있도록 했다. 4골, 그리고 값진 세리머니를 통해 차두리가 떠나는 길을 밝게 비춰준 윤주태의 이날 맹활약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컸다.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holic@sportshankook.co.kr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