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중국해 분쟁에 소형 민간선박으로 '해상 인해전술' 구사
소형 상선· 어선 등 동원해 미군 함정 활동 방해
'리틀 블루 맨,' 사실상 해상 의용대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남중국해상에 중국이 건설 중인 인공섬을 둘러싸고 촉발된 미국과 중국 간의 해상 분쟁 과정에서 미 해군에 가장 골치 아픈 존재는 소형 선박들을 동원한 중국의 '해상 인해전술'로 지적됐다.
2일 미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미국 해군 이지스 구축함 라센함이 중국이 건설 중인 인공섬 수비 환초(중국명 주비자오·渚碧礁)의 12해리(약 22.2㎞) 이내로 진입, 초계 작전을 진행하는 동안 중국의 소형 상선들과 어선들이 수시로 출몰해 라센함의 항해를 방해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해군 소식통은 중국 해군 함정들이 라센함의 항해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안전거리를 지키면서 프로답게 행동한 것과 달리 소형 상선이나 어선들은 라센함의 뱃머리를 가로지르고 바짝 붙어 주위를 맴도는 등 '도발적인' 행동을 해왔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중국 상선들은 해군 함정만큼 얌전하지 않았다"면서 이들은 주위를 맴돌았지만, 라센함은 향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항진했다고 전했다.
어선들도 항해를 방해하는 등 골칫거리이긴 마찬가지다. 어선들은 라센함의 통행을 예상한 것처럼 부근 해상에 며칠째 머문 것으로 보였다는 게 소식통의 얘기다.
중국이 민간 선박들을 내세워 외국 선박들을 괴롭혀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현재와 과거의 충돌 사례를 통해 이런 민간 선박에 승선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파악하는 데 관심을 집중했다.
중국 해군과 해양 문제 전문가인 미 해군대학의 앤드루 에릭슨 교수는 승선자들을 해상 의용대인 "리틀 블루 맨"(Little Blue Men)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했다.
이 표현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 당시 러시아가 크림반도 등에서 동원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무장 의용대 "리틀 그랜맨"(Little Green Men)을 빗댄 것이다.
에릭슨 교수는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전만 해도 수비 환초 부근에 그렇게 많은 어선이 몰려들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그들의 정체를 유추해볼 수 있다며, "평소에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 부근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 수는 상대적으로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합리적으로 이를 관측해보거나 더구나 이들이 한 행동을 보면 어선들의 실제 소유주가 해상 의용대라는 사실이 분명해진다"면서 "중국이 통제하에 있는 어부들을 이용해 남중국해 도서 영유권 분쟁에서 주목을 받지 않으면서도 실리를 취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에릭슨 교수는 지난 2009년 남중국해에서 미 해군 정보함 임페커블호를 추적한 몇 척의 중국 어선들과의 충돌사건과 지난해 남중국해상 유전에서 베트남 선박들을 고의로 들이받아 한 척을 침몰시킨 사건 등 중국 해상 의용대가 개입한 확증을 잡았다고 밝혔다.
중국의 해상 의용대는 가끔 신원 파악이 가능하다. 승선자 가운데 일부는 제복을 착용하는데다가 해방군보도 그들의 활동 상황을 가끔 보도하기도 한다.
에릭슨 교수는 "이들은 위장복을 입은 군인이지만, 위장복을 벗으면 법을 지키는 어부로 변신한다"면서 지역 근로자들이나 제대군인들로 구성한 해상 의용대는 복잡하게 조직되어 있지만,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인민해방군에 일차적으로 보고할 의무가 있고 동원 시에는 해군 당국에 직접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상시에는 이들은 수송, 연안순찰, 수리 같은 중국 해군과 해양경비대 지원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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