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공동 발굴 검토..'비운의 궁예도성'은?
궁예왕이 강원 철원군 현재 비무장지대에 세워
(철원=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최근 비무장지대(DMZ) 궁예 도성 발굴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중부전선 최전방 궁예 도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궁예 도성은 강원 철원군 홍원리 북방 풍천원에 세운 태봉국의 도성으로 남북이 분단되면서 공교롭게도 DMZ 한가운데 갇혀 버린 신세가 됐다.
궁예왕은 대동방국 건설이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905년 현재의 비무장지대인 철원 풍천원에 도읍을 정하고 911년 국호를 마진에서 태봉으로 변경했다.
궁예 도성은 내성과 외성으로 구성돼 있다. 성은 흙과 돌을 섞은 토석혼축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철원에 풍부한 현무암을 물길 등에 사용했지만, 기본적으로는 토성에 가깝다.
태봉국이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면서 현대사에서는 남북 분단으로 접근이 철저히 제한돼 성의 규모는 자료에 따라 차이가 있다.
궁예 도성의 이중 구조와 규모를 처음 언급한 곳은 신증동국여지승람이다. 여기에는 내성이 1천905척(572m), 외성이 1만4천421척(4천226m)의 토성으로 설명돼 있다.
일제 강점기에 발간된 조선보물고적조사자료에는 내성이 400간(727m), 외성이 6천간(1만908m)으로 기록돼 있다.
현재 우리 군이 사용하는 군사작전지도나 항공사진을 살펴보면 내성은 7.7㎞, 외성은 12.5㎞나 된다.
그동안 남북 공동 조사하자는 이야기가 몇 차례 나왔지만 안타깝게도 실제 조사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궁예 도성에 관심 있는 학자들이 발굴계획서를 비무장지대를 담당하는 유엔사에 제출했지만 모두 좌절됐다.
궁예 도성은 역사적으로 방치된 지 오래된데다 남북 분단 이전에는 농경지로 이용돼 남아 있는 유적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외성 중 동벽은 아주 높지는 않지만, 일정한 폭과 높이로 뻗어 있는 게 육안으로 확인되고 있다. 외성 가운데 남벽도 흙이 빠져나간 상태로 현무암이 군데군데 모여 있는 흔적으로 남아 있다.
이재 한국국방문화재연구원 원장은 "남북 관계는 정치, 군사적으로는 풀기 어렵다 보니 역사 경험 같은 것으로 하는 게 좋다"면서 "궁예 도성을 공동 발굴하는 것은 경색된 남북 관계를 푸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지난 2일 고려 왕궁터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북한 개성 만월대 발굴 현장을 방문하고 궁예 도성 발굴 사업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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