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조연으로..내년이 더 두려운 삼성

이정호 기자 2015. 11. 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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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투수 공백 '지키는 야구' 흔들주전 대다수 30대 '세대교체' 숙제

2011년부터 네 시즌간 한국 프로야구는 삼성의 우승 세리머니로 시즌을 마감했다. 2015년 가을, 그 풍경이 달라졌다. 4년 연속 ‘가을잔치’의 주인공이었던 삼성이 조연으로 밀려났다. 삼성에는 어색한 가을이다.

삼성은 17승 선발 윤성환, 33세이브 마무리 임창용, 홀드왕(37홀드) 안지만을 빼고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셋은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던 지난달 15일 “삼성 주축 투수 3명이 해외 원정 도박을 했다”는 보도의 해당 선수로 지목됐다. 부정적인 여론이 강해지자 삼성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이들 세 명을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국시리즈를 눈앞에 두고 구단 분위기를 수습하려는 고육책이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왼쪽)을 포함한 코칭스태프가 지난달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패한 뒤 우승팀 두산의 시상식을 보면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전까지 삼성의 통합 5연패 전망은 밝았다. 프로야구 역사상 아무도 다가서지 못한 기록이지만 삼성의 견고한 경쟁력이 상대팀을 압도하고 있었다. 삼성은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선두 싸움을 벌였으나 5년 연속 정규시즌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저력을 과시했다. 선발 5명 모두가 10승을 거뒀고, 홀드왕과 세이브왕까지 보유했다. 팀 타선은 사상 최초로 10명이 100안타를 치는 신기록과 2년 연속 팀 타율 3할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세 선수가 빠진 타격은 컸다. 알프레도 피가로·장원삼·타일러 클로이드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중량감이 떨어졌다. 2명의 핵심 불펜요원을 잃으면서 삼성 특유의 ‘지키는 야구’도 흔들렸다. 여기에 마운드의 약세를 극복하려는 선수들의 의지는 타선과 수비에 압박감으로 작용한 듯 극심한 타격 부진, 실책으로 이어졌다.

‘가을야구’를 허무하게 마친 삼성엔 이들 세 선수의 거취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일단 경찰 조사 결과를 주시하면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의 복귀 여부에 따라 삼성의 내년 시즌 구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실패를 통해 세대교체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 들어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임을 자주 이야기해왔다. 5년 연속 정규시즌에서 우승한 삼성의 전력은 여전히 탄탄하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주전들 상당수가 30대에 접어든 팀은 시간이 흐를수록 새 얼굴을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마운드에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한 상황임을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절실히 느꼈다.

삼성은 오는 7일부터 마무리 훈련에 돌입해 다시 한번 챔피언에 도전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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