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미 짱~보미 짱~" 열혈 팬 120명 추위 잊은 골프한류

조효성 2015. 10. 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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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골프팬 평창으로 초청한 이보미
일본여자골프 상금 신기록을 써나가고 있는 이보미가 일본 골프팬들을 강원도로 초청해 연 골프대회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성황을 이뤘다.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보미짱~." "보미짱~."

영상 2~3도로 기온이 뚝 떨어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트룬 골프장 클럽하우스. 올 시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5승을 거두며 상금 신기록을 써 나가고 있는 이보미가 들어서자 로비에서 기다리던 수많은 일본 팬들이 이보미 이름을 외치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시간이 없어 사진은 함께 찍지 못해도 이보미와 눈이라도 마주쳤다 하면 손뼉을 치며 기쁨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다. 피곤한 듯 졸린 눈으로 차에서 내린 이보미도 프로 의식을 보이며 표정을 고쳐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고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마치 일본 골프장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다.

바로 강원도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보미 초청 투어 골프대회' 현장이다. 인제 출신인 이보미는 고향에서 열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직접 홍보하기 위해 대회도 거르고 참가했다.

이보미는 "나를 좋아하는 팬들을 직접 만나고 함께 사진도 찍으며 팬서비스를 하게 돼서 기분이 좋고 고향에 와서 다시 재충전의 힘을 받았다"고 말한 뒤 "내 고향인 평창을 팬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평창동계올림픽도 홍보할 수 있으니 일거삼득이다. 전혀 피곤하지도 않다"며 특유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올 시즌 이보미는 우승 5차례와 준우승 7차례를 하며 JLPGA 투어 상금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단순한 1위가 아니다. JLPGA 투어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은 경신했고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상금 2억엔 돌파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조금 더 힘을 내면 남녀 통산 최다 상금 기록도 세울 수 있다.

실력도 출중한 데다 이보미는 늘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이보미는 "일부러 웃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니다. 짜증을 내고 인상을 쓰는 것 자체가 싫고, 그렇게 해봤자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많은 분들이 나를 응원하고 격려해주니 팬들을 생각하면 기분도 좋아진다"고 털어놨다.

이보미 인기는 이번 초청 골프대회에서 확실하게 증명됐다. 이보미와 함께하는 골프 상품 가격은 2박3일에 100만~150만원 선. 하지만 120명이 바로 찼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대회 소식을 듣자마자 신청했다는 오카야마 스구르 씨(36)는 "3년 전부터 이보미 팬이 됐는데 친절하고 파워풀한 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며 "지난 2월에 열린 초청행사 때 왔는데 비가 많이 와서 힘들었지만 이보미를 만나서 즐거웠고 사인도 받아서 너무 좋았다. 그래서 또 오게 됐다"고 말했다. 모녀 팬도 눈에 띄었다. 어머니 가도쿠라 요시에 씨(60)와 딸 구지라오카 미유키 씨(31). 가도쿠라 씨는 "나도 골프를 좋아하는데 딸이 이보미를 너무 좋아한다. 딸을 혼자 보낼 수 없어 함께 오게 됐다"며 쑥스러운 듯 웃음을 지어 보였다. 광팬들도 많았다. 대회마다 시간을 내서 보러 간다는 유카오 씨(44)는 "참가한 이유는 간단하다. '이보미'"라고 말한 뒤 "날씨는 춥지만 이보미가 웃는 모습을 옆에서 볼 수 있다는 자체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성적도 인기도 올해 확 달라진 이보미. 어떤 것이 그녀를 이렇게 변화시켰을까. 대답은 간단했다. '잡생각 버리기'다.

이보미는 "예전에는 경기를 하다 볼이 잘 안 맞으면 '벙커로 보내면 안 되는데' '왼쪽으로 보내면 러프고 오른쪽은 해저드인데'라는 걱정을 많이 했다. 그렇게 도움이 안 되는 생각을 많이 했으니 실수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이보미는 라운드를 할 때 딱 두 가지만 생각한다. 클럽 선택과 볼을 쳐야 할 목표지점이다. "거리나 목표 설정에 대해서는 어느 때보다 신중하다"고 말한 이보미는 "하지만 내가 해야 할 목표에만 집중하고 샷을 하니 일정한 리듬을 잘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달라진 점은 퍼팅이다. 이보미는 어드레스를 한 뒤 다시 한 번 퍼팅 라인을 체크하지 않는다. 뒤에서 볼을 칠 곳을 보고 어드레스를 한 뒤 바로 퍼팅을 한다. 이렇게 주저함이 없고 단호한 퍼팅은 올해 이보미 플레이에서 가장 좋아진 부분이다.

이보미는 자칫 욕심 때문에 흔들릴 수 있는 자신을 추스르고 있다. 이보미는 올해 무려 11차례나 챔피언조에 올랐고 이 중 5승을 올렸다. 시즌 초반에는 2위를 한 것도 좋았지만 점점 우승 횟수가 늘어나자 이제는 3~4등을 해도 아쉽고 만족스럽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이보미는 "제가 할 수 있는 플레이, 제가 해야 할 것만 신경 쓰고 최선을 다하면 올 시즌 기분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한국에서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있어 항상 든든하고 힘이 된다"며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평창 =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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