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 인포] 자신을 '신(神)'이라 부르지 않는 사나이

노영래 2015. 10. 29.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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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2009년 1월, 열 일곱 살의 나이로 브라질 1부리그 소속인 FC산토스에서 프로로 데뷔한 네이마르(23, 바르셀로나)는 '축구의 나라' 브라질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14살의 소년이 스페인 대다수 명문 클럽의 테스트를 통과해 스페인으로 떠나려 할 때, 브라질 축구협회와 산토스는 높은 가격에 그를 붙잡아 둬야만 했다. 그 소년은 스물 두 살에 나이로 바르셀로나가 축구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두 번째 트레블을 기록했을 때 그 자리에 있었고, 자신의 고향에서는 이미 '축구황제' 펠레, 그리고 호나우두와 카를로스를 잇는 스타로 추앙 받고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을 메시(28, 바르셀로나)와 호날두(30, 레알 마드리드)에 비교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메시와 호날두는 이미 축구팬들 사이에서 '신(神)' 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지만, 이제 스물 셋인 그에게 '신' 이라는 단어는 '아니다' 보다, '이르다' 가 더 적합해 보인다.

:: "나는 가장 적은 욕심을 가졌으므로 '신'에 가장 가까운 존재이다" -소크라테스-

네이마르의 현재를 가장 잘 나타낸 표현이 아닐까. 팀 내에서 그의 존재와 활약은 리오넬 메시에 의해 가려져 있지만, '적은 욕심'을 가진 그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섯 시즌 동안 자신이 몸 담았던 친정 팀 산토스에게 6000만 파운드(한화 약 1038억원)라는 역대 급 이적료를 안겨주고 지지난 시즌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그는 적지 않은 '거품'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이적 첫 시즌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총 41경기에서 나서 15득점 15도움을 기록했고, 그 다음 시즌은 51경기에 나서 39득점 12도움을 기록했다. 적응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지만, '예열'이라고 하기엔 RPM이 너무 높았다.

지지난 시즌 네이마르는 유럽에 첫 발을 디뎠지만, 현재까지 총 103경기에 나서 62득점 35도움을 기록하며 적응 따윈 필요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 지난 시즌 그의 득점기록은 유럽 전체에서 3위에 해당하는 수치였고, 네이마르 위에는 메시와 호날두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분당 공격포인트 부문에서는 호날두, 메시는 물론 세르히오 아구에로(28, 맨체스터시티)와 아르연 로번(31, 바이에르뮌헨)만이 네이마르 위에 위치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2015/2016 시즌은 네이마르의 두 번째 시즌이지만, 상승곡선은 이미 기존 신들의 영역을 침범했다. 메시가 부상으로 주춤거리며 401분 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5개의 공격포인트(3득점 2도움)를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를 입증했고, 그 사이 호날두는 1080동안 경기에 나서며 12득점 2개의 도움을 기록해 총 14개의 공격포인트를 쌓고있다. 하지만, 네이마르가 있는 바르셀로나에게 메시의 공백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네이마르는 현재까지 985분 출전하며 14개의 공격포인트(8득점 6도움)를 쌓으며 70분당 한 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메시는 80분, 호날두가 77분당 공격포인트를 쌓고 있는 점을 미루어 봤을 때 네이마르는 확실히 이번 시즌 그들의 영역에 침범하기 시작했다.

:: 신들의 영역에 다가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메시와 호날두. 많은 선수들이 이 두 명에 선수와 비교될 수 없는 이유는 크게 한 가지로 압축된다. 바로 젊은 나이부터 지금까지 기복 없이 최정상에 위치해 있다는 점인데, 최근 레반도프스키(27, 바이에른 뮌헨)와 아우바메양(26, 도르트문트)의 엄청난 페이스가 그들과 비교되기엔 이르다는 이유에는 바로 오래 전부터 지속되지 못한 꾸준함에 있다. 물론 기록면에서도 메시와 호날두에 버금가지 못한 면도 있지만, 한 시즌 성적표만을 가지고 그들의 비교대상이 되는 것 자체가 오류이기 때문이다.

스물 두살에 나이로 지난 시즌 호날두와 메시 다음으로 득점을 많이 기록하고, 이번 시즌 신들의 영역에 조심스레 발을 딛고 있는 선수의 나이는 현재 스물 셋이다. 지난 시즌 네이마르와 같은 나이대는 물론 25세 미만 선수들 중 네이마르보다 좋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고 이번 시즌 네이마르와 나이가 같거나 어린 선수들 중에 네이마르보다 뛰어난 선수 또한 없었다.

:: 펠레, 호나우두 그리고 네이마르

네이마르는 열 아홉살에 한 가정에 아빠가 되었고, 브라질리언 역사상 처음으로 타임지 표지모델로 선정되었다. 박지성이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축구선수로써 정점을 찍었을 때의 나이가 28살 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축구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한 국가에서 '축구 영웅'으로 불리기 시작한 네이마르의 나이는 20살에 불과했다.

(편집자 주 : 2007년부터 브라질에서 1년간 체류할 당시,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나우두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카를로스 영향력 때문에 유소년이나 아마추어 축구단의 풀백들은 대부분 민머리였다)

브라질의 황금세대가 어느덧 잠식하고 스페인과 독일 등의 유럽국가들이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브라질에서 네이마르의 존재는 '자존심'이자 '희망' 그 자체일 수 밖에 없다. 펠레와 호나우두의 시대를 거쳐 브라질을 대표하는 네이마르는 아직 23살에 불과하고, 적잖은 부담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메시나 호날두 또한 한 국가를 기억하게 하는 대표적인 스포츠 스타이자, 역사적으로 기록 될 축구 영웅들이다. 그들이 짊어진 많은 짐들은 그들이 현재의 위치까지 어떻게 올라섰는지를 입증한다.

스물 세 살의 네이마르는 과연 메시와 호날두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한 시즌 만에 모든 예상을 뒤엎으며 신계에 도전했고, 이번 시즌 또한 무서운 상승세로 메시의 공백을 덜었다. 메시와 같은 소속 팀에 있으며,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한 네이마르지만 그의 기록이 지금처럼만 지속된다면 향후 3-4년 후(메시나 호날두가 은퇴할 때 쯔음)에 그 자리를 대신할 선수로는 네이마르가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기획편집팀 노영래 기자
글,그래픽 = 노영래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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