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오재원, 긍정의 '트러블 메이커' 거듭났다

2015. 10. 23. 06: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이대호 기자] 두산 베어스 주장 오재원(30)은 그라운드에서 열정을 표현하는 게 어떤 선수보다 뜨겁다. 환호할 일이 있을 때는 누구보다 크게 환호하고, 억울한 일이 있으면 큰 액션을 취한다. 때문에 오해를 사기도 하고, 또 그만큼 열정적인 플레이로 팬들의 갈채도 받는 선수다.

오재원이 분위기를 타는 경기에서 두산은 손쉽게 승리를 거둔다. 가끔 지나친 열정은 팬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건 '내가 응원하는 팀 선수라면 누구보다 든든하다'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 가을, 오재원은 분위기를 타지 못했다. 간접적인 계기가 된 건 넥센 히어로즈와 가진 준 플레이오프였다. 1루 수비과정에서 타자주자 서건창과 언쟁을 벌였고, 그게 계기가 돼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다. 두산은 넥센을 누르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오재원은 비난을 받고 목소리를 낼 기회조차 잃어버렸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오재원은 마음껏 뛰어놀지 못했다. NC 다이노스와 가진 1차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2차전에서는 호투를 펼치던 상대 선발 잭 스튜어트로부터 8회 선제 솔로홈런을 뽑았지만 곧바로 팀이 역전패를 당해 빛이 바랬다. 그리고 두산이 기록적 대패를 당한 3차전, 오재원도 3타수 무안타에 병살타 1개로 침묵했다.

그리고 맞이한 4차전, 두산은 시리즈전적 1승 2패로 끌려가고 있어 패배가 곧 2015 시즌의 마감을 뜻했다. 주장 오재원은 조용히 칼을 갈았고, 팀을 벼랑에서 끌어내는 활약을 펼쳤다.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은 2회부터 4회까지 3이닝 연속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가 나가고도 득점을 하지 못했다. 두산 마운드는 더스틴 니퍼트가 든든하게 지키고 있었지만, 야구란 점수가 1점이라도 나야 이기는 경기다. 두산은 5회까지 무득점에 그치며 불안한 경기를 펼쳤다.

6회말 기회가 찾아왔다. 민병헌의 2루타와 김현수의 볼넷, 그리고 양의지의 안타로 무사 만루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무사 만루에서 홍성흔이 파울플라이로 아웃되면서 분위기는 식었다. 무사 만루에서 점수가 안 나면 다음 타자가 받는 압박감은 상당하다. 마침 오재원이 타석에 등장했고, 큰 스윙으로 일관하며 1볼 2스트라이크로 몰렸다. 하지만 오재원은 에릭 해커의 5구를 받아쳐 1루수 쪽 큰 바운드가 되는 땅볼타구를 만들었다. 1점을 막기 위해 전진수비를 하고 있던 1루수 에릭 테임즈의 키를 살짝 넘기는 안타, 오재원의 방망이에서 선취점이자 결승 2타점이 터졌다.

일단 물꼬가 터지니 두산 타선은 무서웠다. 이후 NC 마운드를 두들기며 7-0, 다시 한 번 완승을 거두며 시리즈를 5차전으로 끌고갔다. 오재원이 터트린 둑은 NC를 그대로 쓸고 지나갔다. 말 그대로 긍정적인 사건을 벌인 오재원이다. 안타를 친 뒤 오재원은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했고, 그 소리없는 함성은 두산 더그아웃을 들끓게 만들었다.

오재원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침착했다. 결승타 상황에 대해 "6회 무사 만루에서 성흔이형이 해결해주시길 기도했는데, 아웃되면서 신인 때 이후로 가장 떨렸던 타석이었던 것 같다"고까지 말했다. 그만큼 중압감이 큰 타석이었지만, 오재원은 이를 이겨냈다.

이어 오재원은 "운 좋게 안타가 되면서 우리쪽으로 분위기가 넘어왔다"며 "5차전까지 가게 되었는데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긴장을 풀지 않았다. 주장으로서 벌써 전투태세에 돌입했다는 신호였다. 5차전 승부는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지만, 오재원이 그라운드를 누비면 두산도 웃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건 분명하다. /cleanupp@osen.co.kr

[2015 프로야구 스카우팅리포트][요지경세상 펀&펀][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