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진짜' 대선 후보되나..공화당 '빨간불'

이지예 2015. 10. 2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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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이 지난 15일(현지시간) 공동 진행한 미 공화당 대선주자 여론 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2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트럼프 후보가 두 달 연속 선두 자리를 지킨 것과 달리 젭 부시, 마르코 루비오, 테드 쿠르즈, 칼리 피오리나 등의 지지율은 정체된 모습이다. (출처:NBC방송) 2015.10.21.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율 상승세가 수개월째 꺾이지 않으면서 그가 '진짜' 공화당 최종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한 목소리가 공화당 내부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그동안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여론 조사에서 당내 대선주자들 사이 1위를 지켜 온 현상은 그의 '막말' 유세에 대중의 이목이 집중됐기 때문일 뿐 거품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여타 대선 후보들의 기대와는 달리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은 나날이 치솟고 있다.

지난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은 25%로 전달보다 4%나 올랐다. 두 달 연속 선두 자리를 지키는 트럼프 후보와 달리 '현실성 있는' 대선 후보로 여겨지는 젭 부시, 마르코 루비오, 테드 크루즈, 칼리 피오리나 등의 지지율은 수개월째 영 시원치 않다.

지난 19일(현지시간) MSNBC의 정치대담 진행자 조 스카보러는 "공화당 기득권 사이에서 처음으로 트럼프가 이길 수도 있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그런 말을 모두에게서 들었다. 트럼프가 지명받지 못할 것이라는 말은 누구에게서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 정치전문지 '워싱턴 이그재미너'(Washington Examiner)는 이같은 현상이 공화당원들이 트럼프 후보의 '승리'를 평화롭게 받아들였다는 뜻은 아니라며 일각에서 트럼프를 무너뜨리기 위한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의 보수적 가치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당내에 형성되면, 전통적 공화당 지지자들이 스스로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를 끌어 내리기 위해 싸우는 이례적인 광경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 성향의 정치자금모금단체 '클럽 포 그로스'(Club for Growth) 등은 아이오와 지역에서 이미 트럼프 후보는 진정한 보수주의자가 아니라는 광고를 내보내는 등 네거티브 공격에 돌입했다.

그러나 트럼프 후보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오히려 트럼프 후보를 '가짜 보수'라고 비난하는 이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벼른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후보가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거액의 자비를 털어넣기 시작하면 안티 트럼프 운동에 맞서는 것도 어렵지 않다.

트럼프 후보가 대선 주자로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지난 주말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는 날카롭고 집중적이며 힘있는 모습이었다"며 "유능한 후보자라면 반복을 통해 더 나아져야 하는 법인데 트럼프는 불과 한 달 전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분석했다.

션 스파이서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대변인은 "후보자를 결정하는 것은 공화당 유권자들"이라며 후보들 사이에서 형평성을 지켜야하는 당이 트럼프 대세현상을 두고 인위적인 조처를 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선거예측가 네이트 실버가 운영하는 정치블로그 '파이브서티에이트'(538)'는 20일 분석에서 트럼프 후보가 '모두에게 열려 있는' 1단계에서는 생존에 성공했을지는 몰라도 '검증이 강화되는' 2단계에는 아직 들어서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실버는 "과거 대선에서도 트럼프 같은 후보들이 아이오와나 뉴햄프셔 지역에서 20~30% 사이의 지지율을 따낸 적이 있다"며 "유권자들의 보다 면밀한 검토를 마주하게 되면 트럼프의 지지율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미온적인 수준인 선호도와 전통적인 선거 조직의 결여, 공화당 후보경선 유권자들과 합치되지 않는 상당수의 정책 관점 등을 트럼프 후보의 한계로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상한선(ceiling)'을 쳤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트럼프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단기적으로 어떠할지에 관해 완전히 안전한 예측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있을 공화당대선 토론과 선거운동 추이를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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