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현 감동' 선사한 NC, 이제 '감동 경기' 차례

서민교 2015. 10. 1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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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서민교 기자] 지난 18일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창원 마산구장에서는 두 차례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NC 팬들은 올해 포스트시즌 처음으로 매진 사례를 만들었다. 프로야구 흥행이 적색 경보가 울릴 때쯤 나온 6경기만의 만원 관중.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반색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지난 15일 예매 판매한 입장권이 하루 만에 동이 났고, 이날 현장 판매분도 순식간에 팔렸다.

지난 18일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 경기에 앞서 NC 투수 원종현이 시구를 하고 난 후 김태군 포수와 얼싸안고 있다. 사진(창원)=김영구 기자
티켓을 구하지 못한 NC 팬들은 현장에서 울상이었다. 한 커플은 “오늘이 정말 중요한 경기인데 티켓이 없다. 암표라도 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티격태격 발을 동동 굴렀다. 김경문 NC 감독도 “가을 잔치에 팬들이 열정적으로 찾아 주셔 정말 감사드린다. 양 팀 선수들이 명승부로 보답을 해야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1만1000석이 가득 찬 마산구장에는 플레이오프를 알리는 아주 특별한 이벤트가 열렸다. 깜짝 시구자로 대장암 투병 중인 NC 투수 원종현이 마운드를 가장 먼저 오르게 된 것. 원종현의 시구는 경기 당일까지 NC 동료들조차 몰랐던 비밀 이벤트였다. NC 구단이 준비한 감동적인 작품이었다.

원종현은 올해 스프링캠프 도중 어지럼 증세로 일찍 귀국을 했다가 청천병력 같은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원종현은 시즌 준비를 접고 수술과 함께 힘든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수술도 성공적이었다. 원종현도 복귀를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그 뒤에는 동료 선수들의 힘도 컸다. NC 선수들은 원종현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아 모자와 헬멧에 ‘155’를 새겼다. ‘155’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숫자다. 원종현이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의 최고 구속 150㎞를 훌쩍 넘긴 155㎞를 던지는 투지를 보였다. 이후 원종현의 앞에는 투혼과 투지를 상징하는 ‘155k’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김경문 감독은 원종현의 시구 소식을 들은 뒤 “종현이가 던진다고 하니 포스트시즌에 올라간 것 이상으로 기쁘다. 종현이 없이 여기까지 온 것도 뒤에서 선수들에게 힘을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뭉클한 감정을 그대로 전했다.

원종현도 이날 시구에 앞서 대장암 판정 이후 처음 유니폼을 갖춰 입었다. 원종현은 “오랜 만에 야구장에 와서 유니폼을 입었더니 살이 빠져 약간 커진 것은 있지만 힘든 것이 싹 가시는 것 같다”며 “내년 복귀에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원종현은 “치료를 받으면서 좋은 성적을 내준 선수들과 팬들의 응원을 받아 오히려 힘이 더 났다. 감독님도 수시로 안부를 물어 주셔서 참고 견기고 더 강해질 수 있었다”며 “이렇게 포스트시즌을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셔 감사드린다. 관리를 잘해서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그러나 이날 NC는 타선의 침묵 속에 두산에 0-7로 졌다.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으나 경기력은 그렇지 못했다. 오랜 휴식이 오히려 독이 돼 선수들을 경직시켰다. NC는 확실하게 졌다. 실전 경기를 통해 몸도 제대로 풀렸다. 이젠 경기력으로 감동을 선사할 차례다.

원종현도 “작년 가을야구는 내 기억에 계속 남아 있다. 건강하게 복귀해 그런 감동을 다시 만들고 싶다. 팬들에게 받은 응원 메시지를 꼭 보답해드리고 싶다”며 가슴에 ‘155k’를 새겼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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