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도 외친다' 슈틸리케호, 강팀과의 평가전 꼭 필요한 이유

스포츠 = 김평호 기자 2015. 10. 1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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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국가대표팀 최근 월드컵 전후 주요기록. ⓒ 데일리안

“강팀과의 A매치가 필요하다.”

약팀들만 상대해서가 아니다.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마음 속 한켠에 스며드는 과거의 기억들이 불안감으로 엄습해 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2014년 9월 5일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그해에는 2승2패로 반타작이었지만 2015년 슈틸리케호는 거침이 없었다. 총 18번의 경기에서 14승3무1패, 지난 1월 ‘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 패배 이후 A매치 11경기 연속 무패 행진(8승3무)을 달리고 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파죽지세다. 슈틸리케 감독 또한 예전에도 이런 기록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할 정도로 최근 대표팀의 행보는 경이로움 그 자체다. 슈틸리케호의 상승세를 반길 일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불안감을 감출 수 없는 것은 모의고사를 잘 치렀을 경우 정작 본고사인 월드컵에서 좋지 못했던 기억들 때문이다.

이는 과거의 사례를 돌아보면 알 수 있다. 1998 프랑스월드컵을 앞두고 차범근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6승1무1패의 호성적을 거두며 라이벌 일본을 제치고 조 1위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이후에도 대표팀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태국 방콕에서 열린 ‘1998 킹스컵’ 결승전에서 이집트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월드컵을 목전에 두고 치러진 4차례의 평가전에서는 강호 체코를 상대로 2-2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1승3무로 나름 선전하며 월드컵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정작 월드컵 본선에서의 결과는 참담했다. 멕시코와의 본선리그 1차전에서 1-3 패배를 시작으로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는 0-5로 대패했고, 급기야 대회 도중 차범근 감독이 경질돼 귀국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2002 한일월드컵은 달랐다. 당시 대표팀 감독을 맡은 히딩크 감독은 체코와 프랑스에 0-5로 연이어 패하며 ‘오대영’이라는 달갑지 않은 칭호를 받기도 했다. 대표팀의 성적은 처참했고, 사상 최초로 홈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엄습했다.

그러나 월드컵 전 모의고사에서 제대로 예방주사를 맡은 대표팀은 이후 4강 신화를 써내며 역대 최고의 대표팀 가운데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공교롭게도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또 다시 반대의 상황이 연출됐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5년 10월 자신의 데뷔전인 이란과의 경기를 2-0 승리로 이끌고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후 아드보카드 대표팀이 이끈 대표팀의 행보도 거침이 없었다. 다음 경기인 유럽의 강호 스웨덴과의 경기에서는 접전을 펼친 끝에 2-2 무승부를 이끌어 냈고,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의 경기에서는 다시 2-0 승리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펼쳐진 5차례의 평가전에서도 2승 2무 1패로 선전하며 사상 첫 원정월드컵 16강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당시 대표팀은 원정월드컵 사상 첫 승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로 했던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2002년 4강 신화의 기운을 계속 이어나가지는 못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의 신화를 쓴 대표팀의 예선도 순탄치 못했다.

대표팀은 2008년 동아시아선수권 북한과 2차전부터 4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고, 이 때문에 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허정무 감독의 이름을 빗대 ‘허무 축구’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허정무 감독은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조 1위(3승3무)로 한국을 최종예선으로 이끌고도 골 결정력 부족과 계속되는 수비 불안으로 심지어 경질설에 휘말리기까지 했다.

그러나 사우디와 가진 최종예선 원정 3차전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19년간 이어진 ‘사우디 무승 징크스’를 털어낸 대표팀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2010년 3월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둔 대표팀은 월드컵 직전에는 ‘무적함대’ 스페인과 평가전을 가지며 소중한 경험을 쌓았고, 이는 월드컵에서의 호성적으로 이어졌다.

역대 대표팀의 사례를 봤을 때 월드컵 예선과 평가전에서는 잘하고도 정작 본선에서는 쓰라린 경험을 한 적이 많았다. 이런 이유로 현재 슈틸리케의 거침없는 행보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강팀과의 평가전이 적은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과 불안감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

실패 속에서 성공하는 법을 배운다고 했다. 그리고 이제 대표팀은 패배를 통해 한 단계 더 올라서야 할 시점이 왔다. 어차피 우리의 최종 목표는 2018 러시아월드컵이다. 월드컵에서의 호성적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우리보다 강한 상대를 만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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