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팀의 1년 ①] MVP는 기성용, 득점왕은 손흥민

윤태석 2015. 10. 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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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윤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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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작년 9월 5일 부임해 10월 10일 파라과이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13일 자메이카와 평가전이 꼭 1년째 되는 경기였다. 그는 요즘 '갓틸리케'라 불릴 정도로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이유가 있다.

먼저 확실한 동기부여다.

슈틸리케 감독은 눈과 귀를 활짝 열었다. 모든 선수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제공했다. 그는 지금까지 46명에게 골고루 출전 기회를 줬다. 슈틸리케 감독 아래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르고 A매치 데뷔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각각 13명이나 된다. 이정협(24·상주 상무)과 권창훈(21·수원 삼성) 등 무명이거나 어린 선수가 '新데렐라' 반열에 올랐다.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과 정성룡(30·수원 삼성) 등 오랜 기간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은 거짓말처럼 부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팬들에게 확실한 믿음을 줬다.

슈틸리케팀은 출항 초기 득점력이 저조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허우적대면서도 지지는 않는다고 '늪축구'란 웃지 못할 별명도 얻었다. 그러나 2015년 들어 18경기(14승3무1패)에서 35골을 넣었다. 경기당 2골에 가까운 득점력이다. 고질병인 수비 불안도 해소했다. 15경기가 무실점이다. 늘 까다로웠던 중동 원정에서도 내리 2연승(9월 8일 레바논 3-0, 10월 8일 쿠웨이트 1-0 승)을 챙겼다.

물론 낙관은 이르다. 슈틸리케팀은 유럽, 남미의 최정상팀과 아직 겨뤄보지 않았다. 내년 9월부터 시작할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이 진검 승부다. 하지만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앞으로 행보도 기대된다. 'Danke Uli'(고마워요 울리 슈틸리케).

팬들에게 기쁨을 안긴 슈틸리케 감독의 1년 기록을 샅샅이 해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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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는 기성용

대표팀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선수를 '황태자'라 부른다.
슈틸리케팀의 진짜 황태자는 누구일까.
요즘 대표팀 경기를 눈여겨 본 팬이라면 어렵지 않게 정답을 고를 수 있다.
바로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다.

기성용은 슈틸리케팀에서 1367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한 22경기(1980분) 중 70% 이상 출전했다. 중원에서 안정되게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지만 최근에는 좀 더 전진했다. 날카로운 패스와 슈팅으로 공격의 물꼬를 트는 임무도 완벽하게 수행했다. 왜 자신이 세계 최고의 무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뛸 수 있는 지 증명했다. 올 1월 호주 아시안컵부터 주장을 맡아 탁월한 리더십까지 발휘하고 있다. 이어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1321분)과 손흥민(23·토트넘·1147분), 장현수(24·광저우 R&F·1126분)의 순이었다. 곽태휘(34·알 힐랄)도 1039분을 뛰며 베테랑의 자존심을 곧추세웠다.

슈틸리케팀 최고 킬러는 단연 손흥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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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지금까지 7골을 작렬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발굴한 숨은 진주 이정협(24·상주 상무)이 4골로 2위였다. 최다 도움은 차두리(35·FC서울)와 손흥민, 기성용, 홍철(25·수원 삼성)이 공동 1위(3개)였다. 지난 3월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차두리는 슈틸리케 감독과 궁합이 잘 맞았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엄청난 환호를 몰고다녔다. 도움 기록을 통해 그가 활발히 공격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승률, 무실점 독보적

슈틸리케 감독은 작년 10월 10일 파라과이전부터 13일 자메이카와 평가전까지 22경기에서 16승3무3패를 기록했다. 부임 첫 해인 2014년은 2승2패로 반타작이었지만 올해 성적이 눈부시다. 18경기에서 14승3무1패다. 이 중 15경기에서 무실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메이카전 후 "한국 축구의 역사를 잘 모르지만 이런 기록들이 예전에도 나왔는지 궁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름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슈틸리케팀의 승률은 과거 어느 대표팀보다 높은 편이다.

과거 허정무(60·프로축구연맹 부총재) 감독이 두 차례에 걸쳐 20경기 동안 1패, 29경기 동안 1패를 기록한 적이 있다. 하지만 허정무호의 기록은 9승10무1패, 14승14무1패였다. 무승부가 많았다. 반면 슈틸리케팀은 무승부가 3번 뿐이라 승률이 79.5%에 이른다. 차범근(62) 감독도 1997년 한 해 19경기에서 1패(13승5무)만 한 적이 있다.

무실점 기록도 독보적이다.

예전에 1990년 7월부터 1992년 8월까지 21경기 중 17경기 무실점 기록이 있다. 전임 감독제가 도입되기 전이라 이차만(65)-고재욱(64)-김호(71) 감독이 바톤을 이어받아 대표팀을 지휘하던 시절이다. 슈틸리케팀의 무실점이 훨씬 순도높은 셈이다. 앞으로 이어질 2차 예선 남은 4경기 중 3경기가 안방이라 슈틸리케호의 무실점 행진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두꺼워진 선수층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초기 중동파를 선호했다.

2014년에는 중동 리그에서 뛰는 선수를 늘 5~6명 발탁했다. 그가 한국 대표팀을 맡기 전 중동에서 오래 지도자 생활을 한 것도 배경 중 하나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 수록 중동파는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8월 소집 때는 중동파가 고작 1명이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예나 지금이나 든든한 기둥으로 입지에 큰 변화가 없다. 눈에 띄는 건 K리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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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 아래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르고 A매치 데뷔 득점을 기록한 선수 대부분이 K리거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같은 무명을 과감히 발탁했다. 이재성(23·전북 현대)과 권창훈, 황의조(23·성남FC) 등 어린 선수에게도 기회를 줬다. 이들은 유럽파와 당당히 주전 경쟁을 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 덕분에 대표팀 인재풀이 넓어졌다. 지난 8일 쿠웨이트전 때 뛰지 않았던 벤치 멤버들이 자메이카전에 대거 나섰는데 1군에 비해 손색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 팀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누가 경기를 뛰든 제 몫을 해줄 정도로 선수층이 두꺼워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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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석 기자 yoon.taeseok@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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